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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시진핑의 선택은?

등록 2014-09-30 20:13수정 2014-09-30 21:23

홍콩 ‘우산혁명’
세계금융 중심서 유혈진압 부담
그냥 두면 본토로 확산 가능성
BBC “정적들 시 주석 실수 기다려”
홍콩의 민주화 시위가 계속 확산되면서 시진핑 국가주석을 비롯한 중국 지도부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신중국 건국 65주년(10월1일)을 앞두고 벌어진 민주화 외침은 시 주석의 정치력을 시험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일단 홍콩 당국에 단호한 대응을 주문하는 원칙적 입장을 지켰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9일 정례브리핑에서 “우리는 홍콩에서 벌어진 위법행위에 강력히 반대하며 (홍콩) 특구 정부의 ‘의법처리’를 굳건히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강경한 태도 때문에 일부 언론에서는 홍콩 당국이 시위대에 발포할 계획을 세웠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중화권 매체 <보쉰>은 이같이 전하며 시진핑 국가주석이 이 계획을 작성한 실무진을 질책했다고 전했다. 이 매체의 신뢰성이 그리 높진 않지만 홍콩 시민들의 우려를 반영하고 있다. 홍콩 주민들은 중국 중앙정부가 인민해방군을 투입해 이번 시위가 제2의 천안문(톈안먼) 사태로 번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 등이 전했다. 홍콩의 중노년층들은 1989년 천안문광장의 유혈진압을 떠올리면서 시위에 나선 자녀들의 안전을 걱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 지도부가 이번 시위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엄단 방침을 밝히긴 했지만, 현재 상황에서 중국이 무력진압 등 강경책을 선택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아직도 천안문 사태의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중국 정부가 세계 금융의 중심인 홍콩에서 다시 유혈진압을 선택하기에는 부담이 너무 크다. 이 경우 홍콩의 여론은 급격히 악화되고, 이번 사태를 주시하고 있는 대만과의 양안관계도 수습하기 어려워진다. 미국 백악관과 영국 외무부도 이날 각각 성명을 내고 홍콩 시위대에 지지를 표명하며 평화적인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등 국제사회의 압력도 시작됐다.

그렇다고 사태의 장기화를 방치할 수도 없다. 아시아 금융허브인 홍콩 증시는 연일 급락하고 있다. 중국 정부에게 더 우려스러운 것은 홍콩 민주화 시위가 중국 본토로 번질 가능성이다. 하지만 타협도 어렵다. 2017년 홍콩 행정장관 선거 때 후보추천위원 중 절반 이상의 지지를 얻은 2∼3명의 후보에게만 입후보 자격을 부여키로 한 전인대의 결정을 번복하고 시위대의 요구 조건을 들어 줄 경우 이는 굴복으로 비칠 수 있다.

<비비시> 방송은 “시진핑 주석이 반부패 운동 과정에서 입지를 튼튼히 했지만 그만큼 많은 적을 만들었으며 그들은 그가 실수하기를 기다리고 있다”며 시 주석이 도전에 직면했다고 전했다. 래리 다이아몬드 스탠포드 대학 후버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뉴욕 타임스>와 한 인터뷰에서 “(중국 지도부는) 협상을 통해 사태를 평화롭게 진정시킬 전략이 없다”며 “시 주석이 굴복할 경우 약해 보일 것인데 그는 그것을 싫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로서는 29일 경찰을 철수시킨 것처럼 시위대를 자극하지 않으며, 시위대의 동력이 줄어들어 격화된 분위기가 가라앉기를 바라는 것 외에 묘수는 없어 보인다.

박영률 기자ylp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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