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이 세월호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노란색 리본을 왼쪽 가슴에 달고 15일 오전 대전 유성구 노은동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성모승천대축일 미사를 집전하고 있다. 노란 리본은 미사 전 교황을 면담한 세월호 희생자 가족이 전달했다. 대전/사진공동취재단
외신들 교황 ‘노란 리본’ 타전
프란치스코 교황이 연일 세월호 유가족과 생존 학생들의 아픔을 보듬는 행보를 보이자, 세월호 사건도 새롭게 세계 언론의 조명을 받고 있다.
교황은 이탈리아 람페두사섬과 칼라브리아를 각각 방문해, 북아프리카 난민들과 마피아 희생자들을 위로하며 이들에 대한 세계인의 관심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이번 방한에서는 세월호 희생자와 가족들이 한국의 람페두사이자 칼라브리아를 상징하는 존재로 부각되고 있는 듯 보인다.
외신들은 15일 교황이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성모승천대축일 미사에 앞서 세월호 유가족과 만나 따뜻한 위로를 건넨 상황을 상세히 전했다. <로이터> 통신은 ‘교황이 한국 페리선 참사 희생자들을 위해 기도하다’는 기사에서 “세월호 희생자의 아버지 이호진씨가 교황에게 가톨릭 세례를 요청했고, 교황이 이를 받아들여 16일 서울에서 세례식을 집전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특히 교황이 ‘노란 리본’을 달고 미사를 집전한 모습이 외신들의 각별한 관심을 끌었다. <아에프페>(AFP) 통신은 “만남에서 유가족들이 교황에게 숨진 아이들의 사진을 담은 앨범과, 세월호 희생자에 대한 추모를 상징하는 ‘노란 리본’을 건넸다”며 “교황은 이 리본을 가슴에 달고 미사를 집전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 통신은 “월드컵경기장 주변 나무들에도 노란 리본이 걸려 있었다”며 “세월호에서 숨진 수백명의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유족들의 세월호 사건 진상규명 요구와 이에 대한 정치권의 반응에도 큰 관심을 보였다. <에이피>(AP) 통신은 “유가족들은 국회가 독립적이고 투명한 조사에 착수할 것을 요구하고 있으나, 집권여당은 국회 조사위원회가 수사권을 가질 수 없다는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에프페> 통신도 교황을 만난 유가족의 말을 인용해 “우리는 ‘정부가 말하는 것을 전혀 믿을 수 없다. 사건의 진상을 파악할 수 있도록 교황께서 도와달라’고 요청했다”고 전했다.
손원제 기자 won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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