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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푸틴, 소치올림픽 앞두고 대규모 사면…국제사회에 화해 손짓

등록 2013-12-19 20:17수정 2014-01-20 15:51

하원, 대상 넓힌 사면법 개정
반푸틴 록밴드 ‘푸시 라이엇’
그린피스 활동가들 풀려날듯
취임일 시위자·경제사범 제외

인권 탄압 우려한 국제여론 의식
올림픽 동안 시위도 제한적 허용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내년 2월 소치 겨울올림픽에 대한 보이콧을 막으려고 반푸틴의 상징이 된 러시아 여성 록 밴드 푸시 라이엇을 사면하는 카드를 내놨다. 러시아의 북극해 유전 개발이 환경을 파괴한다며 굴착시설에 진입해 시위를 벌인 그린피스 활동가 30명과 푸틴에 맞서다 탈세 등의 혐의로 수감중인 석유 재벌 미하일 호도르콥스키 등도 사면에 포함될 전망이다.

18일 영국 <가디언>은 “푸시 라이엇과 그린피스의 사면은 고전적 선전 기법으로 빼어난 한 수를 둔 것”이라며 “이런 일은 푸틴의 명령 없이는 진행될 수 없는데, 국제 여론을 부드럽게 하려는 조처”라고 분석했다. 러시아 하원인 국가두마는 18일 푸틴 대통령이 제출한 사면법을 ‘폭력적 선동 범죄’에까지 확대 적용하기로 한 뒤 표결해 ‘446 대 0’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폭력적 선동범죄’로 사면 범위가 넓어진 것은 2년째 감옥에 갇힌 푸시 라이엇 멤버 2명과 러시아에 억류돼 재판을 기다리는 그린피스 활동가 30명이 자유로워질 수 있다는 뜻이라고 <가디언>이 풀이했다. 푸시 라이엇은 2012년 러시아 대선 직전에 러시아정교회 성당에서 ‘성모여 푸틴을 쫓아내소서’라는 노래를 부르다가 쫓겨난 뒤 이 장면을 찍은 동영상으로 뮤직비디오를 만들어 세계적 파문을 일으켰다.

이번 사면법은 19일 관보에 실리면 곧바로 효력을 발휘한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연방 헌법 제정 20돌을 기념해 초범, 미성년 사범, 아이가 있는 여성 등을 대거 사면하는 사면법을 제출했으며, 2만5000여명이 혜택을 보게 된다. 푸틴 대통령은 19일, 2003년 탈세 등의 혐의로 체포돼 내년 8월 석방될 예정이었던 호도르콥스키도 “조만간 사면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반푸틴 집회를 벌이다가 체포된 시위자 27명과 푸틴의 잠재적 경쟁자로 꼽히다가 경제 사범으로 투옥된 올리가르히(신흥재벌) 출신 인사 등은 사면 대상에서 제외될 것이라던 전망보다 한발 더 나아간 조처다.

이번 사면이 단행되는 배경에는 푸틴이 각별히 공을 들인 소치올림픽 개막이 임박한 사정이 있다. <가디언>은 “세계의 눈이 소치올림픽에 쏠릴 것”이라며 “이는 3선 대통령으로 크레믈(크렘린)궁에 돌아온 푸틴이 승리의 나팔을 부는 순간이 될 것”이라고 짚었다.

하지만 러시아의 반동성애법 통과, 반정부 인사 탄압 등으로 인권 상황을 우려하는 국제 여론이 나빠지자 미국·프랑스·독일 등의 대통령이 올림픽에 얼굴을 내밀지 않겠다고 잇따라 선언하는 상황이 빚어졌다. 요아힘 가우크 독일 대통령,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이유를 밝히지 않은 채 소치올림픽에 가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미국 백악관도 17일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조 바이든 부통령은 물론 전직 대통령 가운데 누구도 소치올림픽에 참석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2000년 이래 미국 전·현직 대통령이 아무도 참석하지 않은 올림픽은 없었다. 게다가 미국은 개·폐막식 때 선수단을 대표할 선수로 레즈비언으로 커밍아웃한 전 테니스 선수 빌리 진 킹 등 2명의 동성애자를 내세우기로 했다. <가디언>은 “워싱턴이 시리아와 이란 등 국제 문제에서 모스크바와 협력해야 하는 상황에서, 미국의 불쾌감을 표현하면서도 올림픽을 완전히 보이콧해 크레믈궁과 지나친 긴장을 조성하지는 않도록 적정선에서 멈춘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러시아 정부는 소치올림픽 기간에 반동성애법 항의나 표현의 자유 관련 시위를 허용하는 승인 구역을 설정하겠다고 발표했다.

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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