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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미 “극단적 잔인함”…중 “조선 내부의 일”

등록 2013-12-13 20:10수정 2013-12-17 10:02

*극단적 잔인함: extreme brutality
일 “냉정하게 정세 주시”
북한 당국이 장성택 전 조선노동당 행정부장의 사형을 전격 집행한 데 대해, 미국 정부는 즉각 비난 성명을 내놨고 중국·일본 정부 등은 말을 아낀 채 북한 동향을 주목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북한이 사형 집행 사실을 공표한 직후 매우 강도 높은 비난 성명을 내놨다. 백악관과 국무부는 12일(현지시각) 오후 “만일 사실이라면 김정은 정권의 극단적 잔인함(extreme brutality)을 보여주는 또다른 사례”라고 밝혔다. 성명은 “우리는 이번 사건을 독자적으로 확인할 수 없지만 <조선중앙통신>의 보도 내용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본다”며 “우리는 북한 내부의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역내 동맹 및 우방국들과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는 그동안 장성택의 실각에 대한 견해 표명을 삼가왔으나 이번엔 ‘극단적 잔인함’이라는 매우 강한 표현을 동원해 비난하고 나섰다. 워싱턴 외교소식통은 “굉장히 이례적인 성명”이라며 “미국 정부가 이번 사건을 매우 충격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짚었다.

오랫동안 미 국무부 정보국 등에서 북한을 담당했던 로버트 칼린 스탠퍼드대 객원연구원은 이번 사건에 대해 “전례 없이 충격적인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12일 워싱턴 존스홉킨스대 한미연구소에서 열린 <더 투 코리아스> 증보판 발간 기념행사에서 “오랜 기간 북한 문제를 다뤘지만 내가 아는 한 처형이 북한에서 머리기사로 이렇게 공개된 것은 지금까지 없던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향후 행보에 대해 “경제개혁 정책에서 물러나 시장경제에 대해 탄압을 가할지 아니면 철권을 휘두르면서도 주민들의 삶의 질을 개선할 의지를 계속 보일지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조선(북한) 내부의 일”이라며 구체적 논평을 피했다. 훙레이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3일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보도를 주시하고 있다. 구체적 상황은 잘 모른다”며 이렇게 말했다. 훙 대변인은 ‘이번 사건이 북-중 경협에 어떤 영향을 끼치리라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중-조(북) 무역은 공동 이익에 부합한다. 조선과 무역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킬 것이고 건강하고 안정적 발전을 지속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이웃국가로서 조선이 국가안정, 인민행복, 경제발전을 이루기 바라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 정부는 이번 사건의 파장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지만, 장성택이 북-중 관계에서 중요한 구실을 해왔다는 점에서 이번 사건이 끼칠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북한 당국이 판결문에서 ‘장성택은 석탄을 비롯한 귀중한 지하자원을 망탕 팔아먹도록 했다’ ‘라선(나선)경제무역지대의 토지를 50년 기한으로 외국에 팔아먹는 매국 행위도 서슴지 않았다’며 사실상 북-중 경협의 문제들을 직접 겨냥한 것은 중국에는 매우 민감한 부분이다.

일본 정부는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13일 기자회견에서 장성택 처형에 대해 “관계국과 밀접하게 협력해가며 냉정하게 정세를 주시하고 정보 수집에 힘쓰고 싶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2월과 9월 두차례 방북해 김정은 제1비서와의 ‘친분’을 과시했던 미국 프로농구(NBA) 스타 출신 데니스 로드먼이 오는 19일 4박5일 일정으로 세번째 방북길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방북이 실제 성사되고 앞선 두차례 방북 때처럼 김 제1비서를 만난다면, 장성택 처형 이후 북한 수뇌부의 동향을 엿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박현 특파원, 박민희 기자 hy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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