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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케인스주의는 동성애 산물”
퍼거슨 ‘독설’ 퍼부었다 급사과

등록 2013-05-05 18:00수정 2013-05-05 21:14

왼쪽부터 케인스, 퍼거슨
왼쪽부터 케인스, 퍼거슨
“케인스 자식없어 미래 고려못했다”
경제특강서 성정체성과 이론 연계
논란 일자 “멍청한 발언 했다” 사과

지난 3일, 미국 캘리포니아의 세계적 휴양지 칼스배드에서 증권투자사 알테그리스가 주최한 회의가 열렸다. 수백명의 투자자·분석가들 앞에서 니얼 퍼거슨(50) 하버드대 비즈니스스쿨 교수가 특강을 했다.

보수주의의 대부 에드먼드 버크(1729~1797)와 수정주의 경제학자 존 메이너드 케인스(1883~1946)를 비교하는 내용이었다. 어느 청중이 물었다. “‘장기적으로는 우리 모두 죽는다’는 케인스의 말을 어떻게 생각하나요?” 마침 특강을 듣고 있던 경제 전문 매체의 기자들이 퍼거슨 교수의 답변을 받아 적었다.

“(케인스의 말과 달리) 장기적으로 보아 우리는 죽지 않는다. 우리에겐 자녀들이 있기 때문이다. 케인스는 동성애자였고 아이를 낳을 뜻이 없었다. 그런 케인스의 경제적 구상은 우리를 ‘오늘의 문제’에만 갇히게 했다.” 인터넷 매체 <스트리트토크 라이브>의 랜스 로버츠 기자의 메모다.

<파이낸셜 어드바이저>의 톰 코스티겐 기자도 비슷한 내용을 적었다. “케인스는 자식이 없었다. 그는 동성애자였다. 결혼했지만 출산할 뜻은 없었다. 자식이 없는 동성애자라서 미래를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의 경제관에는 흠결이 생겼다.”

4일 <파이낸셜 어드바이저>는 퍼거슨 교수의 발언을 보도했다. 뒤이어 여러 매체들이 이를 보도했다. 경제사학자인 퍼거슨 교수는 작은정부·긴축재정을 옹호하는 시장주의자다. 폴 크루그먼(60) 예일대 교수와 곧잘 비교된다. 둘 다 세계적 명성의 학자이자 베스트셀러 저자이며 현안에 대해 발언하는 논객이다. 크루그먼 교수는 오바마 정부의 재정 개입을 지지했지만, 퍼거슨 교수는 맹비난했다.

논란이 번지자 퍼거슨 교수는 자신의 블로그에 사과 글을 올렸다. “멍청하고 요령없는 발언에 대해 거리낌없이 그리고 깊이 사과한다. 다만 나의 요점은 우리의 후손들을 생각해 현재의 경제적 행위의 결과를 생각하며 행동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나는 동성애에 반대하지 않는다. 케인스의 경제관에 대한 나의 반대는 그의 성적 정체성과 아무 관련이 없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학자의 업적을 연구 성과가 아닌 개인 상황에 기초해 분석한 첫 사례”라고 퍼거슨 교수를 비꼬았다. “그의 분석 방식대로라면, 퍼거슨 교수의 경제관은 부유함과 명성에 기초한 것이고, 따라서 그는 실직자와 빈자의 곤경을 상관하지 않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매체의 조 와인센탈 부국장은 “(문제의 발단이 된) 케인스의 발언을 ‘케인스에겐 장기적 안목이 없다’는 비난에 동원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 발언의 본뜻은 다르다”라고 지적했다.

“장기적으로 보아 우리는 결국 죽는다”는 케인스의 발언은 ‘시장에 맡기면 실업·경기침체 등이 장기적으로 해결될 것’이라 주장하는 시장주의자들을 향한 응답이다.‘그 장기간이 지나고 나면 우리 모두 죽을텐데 왜 지금 정부 개입을 통해 그 문제를 해결하면 안 되느냐’는 비판의 뜻을 담은 것이다.

케인스는 리디아 로포코바라는 발레리나와 결혼했지만, 화가 덩컨 그랜트 등과 동성애 관계도 맺었다.

안수찬 기자 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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