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만에 ‘유에스에이 투데이’ 제쳐
온라인 유료화뒤 수익구조도 개선
온·오프 구독료, 광고수입 첫 추월
온라인 유료화뒤 수익구조도 개선
온·오프 구독료, 광고수입 첫 추월
<뉴욕타임스>가 <유에스에이 투데이>를 제치고 구독자 수 기준 미국 2등 신문이 됐다.
30일 미국 미디어감시기구(AAM)가 발표한 신문사별 구독자 통계에서 <뉴욕타임스>는 187만 명을 기록했다. 창간 3년 만인 1984년부터 줄곧 이 분야 2위를 지킨 <유에스에이 투데이>의 구독자는 167만 명으로 집계됐다. ‘3등 신문’이던 <뉴욕타임스>가 30년 만에 2위 자리를 탈환한 셈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구독자 수 238만 명으로 1위를 유지했다.
이번 집계는 종이 신문 독자는 물론 인터넷·모바일 유료 독자까지 포함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2011년부터 온라인 유료화를 시작했다. <파이낸셜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등 경제지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온라인 유료화를 종합일간지에 과감하게 적용했다.
이번 집계에서 <뉴욕타임스>와 <월스트리트저널>은 6개월 전에 비해 각각 18%, 12%의 구독자가 늘었다. 두 신문 모두 온라인 기사 유료화 전략의 선두 주자다. 이 분야에서 한발 뒤처진 <유에스에이 투데이>의 독자는 같은 기간 7.9% 줄었다.
<월스트리트저널>의 온라인 전략은 돈을 주고라도 경제정보를 얻으려는 독자를 겨냥했다. 반면 <뉴욕타임스>는 독창적이고 성역없는 심층보도를 주무기로 삼았다. 최대 10여 명에 이르는 별도의 탐사보도팀을 두는 것은 물론, 각 부서에 2~4명씩 탐사기자를 추가 배치해 3개월~1년에 걸친 추적 취재 성과를 기사로 내놓고 있다.
최근 발표된 세계적 권위의 퓰리처상 14개 언론부문 가운데 탐사·해설·국제·피처 보도 등 4개 분야를 <뉴욕타임스>가 석권했다. 월마트, 애플, 중국 고위관료 등의 비리를 추적한 심층기사들이었다. 지금까지 퓰리처상을 가장 많이 받은 언론사도 <뉴욕타임스>다. 인터넷·모바일 정기구독을 신청받는 이 신문의 홈페이지를 보면, ‘언론상을 받은 기사, 언론상을 받은 온라인’이라는 모토가 있다. 심층보도를 고급상품으로 전환시킨 것이다.
이 신문사의 회장 아서 슐츠버거 등 경영진이 고민했던 것은 신문 광고 시장의 축소였다. 관련 통계를 보면, 2011년 미국 신문업계 광고 총액은 2007년의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다. 온라인 뉴스룸을 강화했지만 인터넷 광고 수익도 크게 늘지 않았다.
이들은 결국 광고 의존형 경영을 판매 중심형 경영으로 바꾸기로 했다. 판매의 주력은 종이 신문이 아니라 인터넷, 스마트폰, 태블릿 등으로 이어지는 ‘디지털 신문’으로 설정했다. 무료 콘텐츠가 넘쳐나는 상황에서 유료 온라인 기사의 상품성을 의심하는 목소리도 있었지만, 슐츠버거 회장은 “우리만의 독창적인 심층기사를 위해 독자들은 지갑을 열 준비가 되어 있다”며 온라인 유료화 전략을 이끌었다.
온라인 유료화 이후 신문사의 수익구조도 크게 변했다. 2012년 말 온·오프라인을 합한 구독료 수입은 9억5300만달러로 온·오프 광고 수입 8억9800만달러보다 많았다. 판매 수입이 광고 수입을 초과한 것은 이 신문사 창간 이래 처음이었다. 광고 수입이 70%를 차지하는 미국 신문 시장에서 “예상을 뛰어넘는 경이적 결과”라고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2012년 순이익도 1억33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온라인 유료화 첫 해인 2011년엔 3970만 달러 적자였다.
이 신문사는 지난주 세분화된 온라인 뉴스 서비스 제공을 뼈대로 삼은 신성장전략도 발표했다. 특정 분야의 심층보도를 특화한 고가의 온라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3월 말 현재 이 신문사의 인터넷·모바일 유료 독자는 70만8000여 명이다. 인터넷과 스마트폰으로 모든 기사를 보려면 월 15달러를 내면 된다. 월 24달러를 내는 종이 신문 독자는 인터넷·스마트폰·태블릿 등으로도 모든 기사를 볼 수 있다.
안수찬 기자 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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