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버스, 복도쪽 좌석 개조 밝혀
체중만큼 돈을 더 내도록 한 항공사가 등장한 데 이어, 비만 승객을 위한 특별기를 만들겠다는 항공기 제작사가 나타났다.
유럽 항공기 제조사 에어버스는 복도 쪽 좌석 전체를 ‘비만 승객 전용석’으로 개조한 A320기 제작 계획을 지난 12일 발표했다.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2013 국제항공기술 박람회’에서 공개된 계획을 보면, 이 특별기의 복도 쪽 좌석 폭은 기존 18인치(45.72㎝)에서 20인치(50.8㎝)로 넓어지는 반면 창쪽·중간 좌석은 기존보다 각각 1인치(2.54㎝)씩 줄어든다.
구매자인 항공사의 요청에 따라 비만 전용석을 갖춘 A320 여객기를 생산할 수 있다는 게 에어버스의 태도다. 에어버스 쪽은 “(비만인의 비율이 높아지고 있는) 인구 통계 추세에 따라 마련된 계획”이라고 밝혔다.
비만 전용석 때문에 자리가 비좁아질 다른 승객들의 반응이 관건이다. 지난해 영국의 여론조사에선 응답자의 80%가 “비만 승객 때문에 내 좌석이 줄어드는 게 싫다”고 답했다.
남태평양 섬나라의 사모아 항공사가 이에 대한 해결책을 발표한 바 있다. 이 항공사는 올 1월부터 수하물의 무게에 승객의 몸무게를 더해 항공 요금을 차등 적용해왔다. 짐과 함께 자신의 몸무게를 적어 내면 ‘예상 비용’을 책정하고, 공항에서 정확한 무게를 측정해 최종 요금을 정산하는 방식이다.
사모아 항공사는 ‘무게만큼 지불하는’ 이런 요금정책을 지난 3일부터 국제선 등 모든 노선에 적용하고 있다. 무게별 차등 요금제를 전면 적용한 최초의 항공사가 된 사모아 항공사는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 단위 승객들이 가장 기뻐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안수찬 기자 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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