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공항 “이름 같다” 탑승 제지…과잉검색 또다시 도마위
공항에서 비행기를 타려던 1살 난 아기의 이름이 테러 용의자와 같다는 이유로 탑승을 막은 것을 계기로, 미국 공항의 과잉 보안검색 문제가 다시 논란이 되고 있다.
잉그리드 샌든은 15일 1살 난 딸과 함께 애리조나 피닉스공항에서 비행기를 타려다, 딸의 이름이 비행금지자 명단에 오른 테러 용의자와 같아 비행기를 놓쳤다고 <에이피통신>이 전했다. 그는 아기의 여권과 다른 증명서들을 팩스로 받아 공항 당국에 제시한 뒤에야 비행기를 탈 수 있었다.
임부인 샌든은 “나와 아기를 위협적이라고 보는 건 믿을 수 없는 일”이라고 불만을 표시했다.
이 사건을 계기로 무고한 시민이 공항에서 테러 용의자로 몰리는 일이 없도록, 비행탑승 금지자 명단에 관해 더 많은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는 주장이 다시 제기됐다. 미국정부는 2001년 9·11 동시다발테러 이후 탑승금지자 명단을 대폭 확대했으나 정확한 숫자와 이유는 밝히지 않고 있다. <에이피통신>은 그 숫자가 대략 10만명 가량 될 것으로 추정했다.
미국 최대 인권단체 중 하나인 전미시민자유연맹(ACLU)의 팀 스패러파니 변호사는 <에이피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탑승금지자 명단엔 졸속으로 포함된 이름들이 많다. 이번 일은 이름만 갖고 용의자를 색출하려는 공항당국 노력이 얼마나 형식적인가를 드러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워싱턴/박찬수 특파원 pc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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