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억달러에 사들여…스포츠용품 업계 2강 구도로
세계 스포츠용품업계 2위 아디다스가 3위 리복을 전격 합병해 부동의 1위 나이키에 도전장을 냈다.
아디다스는 리복의 주식을 총 38억달러(3조8500억원, 주당 59달러)에 사들여 내년 상반기까지 합병을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4일 공식 발표했다. 인수가는 리복의 현 주가에 34% 가량의 프리미엄을 얹은 것이다. 이에 따라 연간 1450억달러 규모의 전세계 스포츠 의류·신발시장에서는 나이키와 아디다스 두 공룡 업체간 광고-마케팅 경쟁이 한층 가열되고, 퓨마와 뉴밸런스 등 중위업체들의 추가 합병 바람도 거세질 전망이다. 아디다스와 리복의 매출 규모과 시장점유율을 단순 합산하면 각각 110억1천만달러와 26%로, 1위 나이키(137억달러와 33%)에 상당히 근접하게 된다. 월가에서는 “유행 따라잡기에 민감한 리복과 전통적으로 기술력이 강한 아이다스의 합병은 괜찮은 조합”이라는 평이 많다.
아디다스는 앞으로 최대 시장인 미국 공략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매출의 절반이 유럽에 편중된 약점을 미국 시장 매출 비중이 55%에 이르는 리복을 통해 보완하겠다는 셈법이다. 특히 아디다스는 부동의 1위 자리를 지켜온 축구화 시장에서도 불과 10여년만에 나이키에 추월당하면서 위기의식이 커졌다. 지난 5월에는 매출이 신통치 않은 겨울 스포츠용품 생산부문을 팔아치우고 의류와 신발에 집중해왔다.
떠오르는 중국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도 가열될 전망이다. 아디다스는 2008년까지 현재 1300개인 중국 내 매장을 4000개로 늘리고 매출 규모를 현재의 10배인 13억달러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아디다스는 이를 위해 일찌감치 2008년 베이징올림픽 공식후원업체를 꿰찼다. 미 프로농구에서 활동하는 중국의 농구 스타 야오밍은 리복의 전속 모델이다. 아디다스의 아태지역 수석부사장 크리스포트 베수는 “현재 중국의 스포츠용품 시장은 미국의 몇십분의 1에 불과하지만, 올림픽 때까지는 세계 2~3위 시장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회승 기자 hon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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