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등 찾아 재무장관들에 지지 부탁 예정
신자유주의 비판 입장에 성장론자들 “자격 있나”
신자유주의 비판 입장에 성장론자들 “자격 있나”
차기 세계은행 총재 후보로 지명된 김용 미국 다트머스대 총장이 한국을 방문한다.
미 재무부는 26일(현지시각) 김 총장이 27일부터 에티오피아를 시작으로 중국, 일본, 한국, 인도, 브라질, 멕시코 등을 잇따라 방문한 뒤, 4월9일 미국으로 돌아온다고 밝혔다. 김 총장은 이번 아시아, 아프리카, 중남미 방문에서 각국 재무장관 등을 만나 세계은행의 정책방향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눌 것으로 알려졌다. 재무부는 이번 방문을 ‘경청투어’(Listening Tour)라고 규정했다. 김 총장은 이번 방문에서 자신에 대한 지지도 부탁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김 총장의 세계은행 총재 지명이 순탄한 것만은 아니다. 성장론자를 중심으로 김 총장에 대한 견제의 목소리도 조금씩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는 27일 김 총장이 다른 2명의 학자와 함께 낸 <신자유주의 비판서>가 논란이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김 총장이 2000년 조이스 밀런 미 윌래밋대 교수 등과 함께 낸 <성장을 위한 죽음>이란 저작에 대해 성장론자들이 성장의 초점을 보건 정책 쪽에 과다하게 맞추고 있다며, 김 총장이 성장을 추구해야 하는 세계은행 총수 자격이 있느냐고 의문을 제기한 것이다. 이 책은 ‘신자유주의’와 ‘기업 주도 성장’을 비판하면서 이것이 지나칠 경우 개발도상국의 중산층과 빈곤층을 어렵게 하는 결과로 이어진다고 강조하고 있다. 뉴욕대의 윌리엄 이스털리 교수(경제학)는 “김 총장이 (취임하면) 반성장 노선을 가진 첫 세계은행 총재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월스트리트 저널>도 26일 세계은행의 복잡한 구조 때문에 김 총장이 총재 지명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사설을 통해 밝혔다. 이 신문은 “세계은행은 가난한 사람을 돕는 게 아니라, 현상유지를 더 원한다”며 이로 인해 어려운 나라를 도우려는 김 총장이 난관에 부닥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 신문은 세계은행이 매년 수십억달러를 대출해 주는 곳은 (가난한 나라들이 아닌) 중국, 인도, 멕시코 등의 민간 자본시장이라고 지적했다.
워싱턴/권태호 특파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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