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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클린턴, 본인 고사하며 개도국 달랠 카드로 추천

등록 2012-03-25 20:05

미, 김용 세계은행 총재 지명
오바마, 서머스 추천하려다
여성비하 구설수에 포기
개도국 질병퇴치 높게 평가
WP “이상적인 선택” 호평
“금융관련 경험 전무” 지적도

김용 다트머스대 총장의 세계은행 차기 총재 후보 추천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의 합작품이었나?

백악관은 23일(현지시각) 김 총장을 오바마 대통령에게 추천한 사람은 클린턴 국무장관과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이며, 특히 클린턴 장관이 가장 먼저 김 총장을 오바마 대통령에게 천거했다고 밝혔다. 최근까지 클린턴 장관 본인이 유력한 세계은행 차기 총재 중의 한 명이기도 했으나, 클린턴 장관은 이를 고사한 것으로 전해진다.

국무부는 이날 브리핑에서 “클린턴 장관과 김 총장은 오랜 친구 사이로, 클린턴 장관은 김 총장의 세계은행 총재 추천에 크게 기뻐했다”고 전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도 “김 총장은 빈국을 도왔던 자신의 오랜 경험을 세계은행에 불어넣을 것”이라며 환영했다.

김 총장의 세계은행 총재 추천은 ‘깜짝 카드’임에 분명하다. 또 김 총장이 금융 관련 경험이 전무하다는 점이 일부에서 지적되기도 한다. 하지만 미 언론, 정치·학계 등에서 김 총장의 세계은행 총재 추천에 대한 반대는 거의 보이지 않는다. 김 총장이 인도주의에 바탕을 두고 보건의료 분야에서 헌신적 노력을 해온 대표적인 개발 전문가이고, 세계은행의 역할이 개발도상국의 경제발전 지원에 맞춰져 있다는 점이 이유로 꼽힌다. 또한 김 총장이 2009년부터 아이비리그 대학인 다트머스대 총장으로 재임하는 등 충분한 지도력도 갖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특히 최초의 아시아계 세계은행 총재라는 점도 김 총장의 또다른 강점이다. <워싱턴 포스트>는 24일(현지시각) 사설을 통해 오바마 대통령이 김 총장을 세계은행 총재 후보로 추천한 것에 대해 “‘이상적인 선택’이었다”고 평가했다.

서울에서 태어난 그는 5살 때 부모와 함께 아이오와주 머스커틴으로 이민했다. 치과의사인 아버지는 아이오와주립대 교수를 맡기도 했다. 당시만 해도 아시안계라고는 두 가족밖에 살지 않던 머스커틴에서 그는 고교 시절 미식축구팀 쿼터백과 학급 대표를 맡았다. 브라운대학을 졸업하고, 1990년대 하버드 의과대학원 의학 박사와 하버드대 인류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특히 그는 하버드대 시절부터 공중보건의료 분야의 선구자이자 의대 동창인 폴 파머와 함께 자원의료봉사단체 ‘파트너스 인 헬스’를 만들어 활동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후천성면역결핍증(에이즈) 퇴치 부서 책임자로 일하기도 했다.

미국은 1968년 세계은행 설립 때부터 사실상 총재를 선임해 왔고, 역대 총재는 모두 미국인이었다. 그런데 최근 아프리카, 브라질, 중국 등 개도국 쪽의 반발이 심해졌다. 오바마 대통령은 로런스 서머스 전 재무장관, 클린턴 국무장관, 수전 라이스 주유엔 미대사, 존 케리 상원 외교위원장 등 거물급들을 대항마로 고려했으나, 모두 다 ‘미국’이란 정치색이 너무 강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개도국들의 반발을 감수하고 서머스를 추천하려 했으나, 서머스가 하버드대 총장 시절 여성 비하 발언을 했다는 구설에 오른 게 변수로 작용했다. 이때 클린턴 장관이 ‘김 총장 카드’를 꺼내자 오바마 대통령은 최적임자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에이피>(AP) 통신은 “서머스 전 장관의 과거 발언이 구설에 오르자 신흥국들의 입장을 반영하면서 미국의 영향력도 유지할 수 있는 김 총장을 후보로 지명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권태호 특파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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