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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초대형 악재…미국도 발칵

등록 2012-03-12 21:11수정 2012-03-12 21:53

오바마 사과 전화…아프간 의회 “범죄자 공개재판” 요구
11일 새벽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 병사가 어린이 9명을 포함해 민간인들을 무차별 사살한 사건은 아프간뿐 아니라 미국까지도 발칵 뒤집어놓았다. 아프간 철군을 앞두고 현지 미군 병사들의 일탈이 잇따르면서, 아프간과 이슬람권의 반미 감정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기 때문이다.

2010년 8월 아프간 미군 병사들이 장난삼아 민간인들을 수류탄으로 폭살한 데 이어, 지난 1월에는 미군 병사들이 탈레반들의 주검에 소변을 누는 동영상이 공개됐다. 또 지난달에는 아프간 미군기지에서 코란 사본들을 소각한 사건 이후 격렬한 반미 시위와 보복공격으로 아프간 주민 30여명과 미군 병사 6명이 숨졌다. 이런 와중에 또다시 초대형 악재가 터져나온 것이다.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은 11일 “무고한 민간인에 대한 고의적인 살인은 용서받을 수 없다”며 미국을 격하게 비난했다. 아프간 의회는 12일 “범죄자들을 아프간 국민 앞에서 공개재판해 처벌할 것을 미국 정부에 진지하게 요구한다”는 성명을 냈다.

미국 정부는 즉각 아프간 국민에 조의를 표하고 책임자 처벌을 약속하는 등 사태 수습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사건을 보고받은 직후 카르자이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이번 사건은 비극적이고 충격적이지만 우리 군의 성품을 대변하는 건 아니며, 아프간 국민에 대한 존중심은 여전하다”고 말했다고 백악관이 밝혔다. 존 앨런 아프간 주둔 미군 사령관도 즉각 성명을 내어 “아프간의 고귀한 국민들께 신속하고 철저한 진상 조사를 약속드린다”며 거듭 사죄했다. 아프간 현지의 미군 기지들과 미국 대사관은 초비상이 걸린 가운데 보복공격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아프간전을 바라보는 미국인들의 시선도 갈수록 싸늘해지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와 <에이비시>(abc) 방송이 이번 사건 직전인 7~10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60%가 “아프간전은 싸울 가치가 없는 전쟁”이라고 답했다. ‘지지’ 응답은 35%에 그쳤다. 특히 3년 전에 견줘 보수 공화당 지지자들의 ‘지지’가 74%에서 47%로 급락한 반면 ‘반대’는 23%에서 47%로 갑절이나 늘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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