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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호주 외교장관 사퇴…총리와 ‘권력투쟁’ 배수진

등록 2012-02-22 23:44

줄리아 길라드 오스트레일리아 총리
줄리아 길라드 오스트레일리아 총리
러드, 미국방문 중 돌연 사임
길라드 총리에 노골적 불만
지도부 마찰로 혼란 불가피
줄리아 길라드 오스트레일리아 총리와 집권 노동당 안에서 정치적 경쟁자였던 케빈 러드 외교통상부 장관(전 총리)이 22일 총리에 대한 불만을 노골적으로 표시하며 전격적으로 사임을 발표했다. 가까스로 다수당을 유지하고 있는 오스트레일리아 집권 여당에서 권력싸움까지 터지면서 당분간 정치적 혼란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워싱턴을 방문중이던 러드 장관은 이날 현지시간으로 자정이 넘은 시간에 갑작스레 사임 기자회견을 열어 “길라드 총리의 지원 없이 더는 외교장관직을 수행할 수 없다”고 밝혔다고 <에이피>(AP) 통신이 보도했다. 러드 장관은 “호주가 아닌 이곳 워싱턴에서 사임을 발표하게 돼 매우 불편한 심경이지만 사퇴하는 것이 유일하게 명예로운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길라드 총리에게 ‘직격탄’을 날린 것이다.

케빈 러드 외교통상부 장관(전 총리)
케빈 러드 외교통상부 장관(전 총리)
길라드 총리와 러드 장관은 악연이 깊다. 러드 장관은 지난 2007~2010년 총리로 재직하던 중 광산업체를 대상으로 한 자원세 부과를 주장하다 여론의 역풍을 맞았다. 길라드 총리는 이를 빌미로 ‘당내 쿠데타’를 일으켜 러드를 총리와 당 대표직에서 쫓아냈다. 결국 러드는 외교장관으로 물러나 앉아야 했다.

이런 ‘악연’ 속에서 최근 러드 장관의 지지자들이 길라드 총리를 몰아내고 다시 권력을 장악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양쪽 간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 또한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러드 장관의 인기가 길라드 총리를 앞지르자, 길라드 총리 진영의 위기감이 높아졌다. 길라드 총리 진영에선 러드 장관을 ‘해임시키자’는 의견까지 나오는 상황이었다.

앞으로 러드 장관의 거취에 따라 오스트레일리아 정국은 격랑에 휩싸일 수도 있다. 우선, 러드 장관이 정계에서 은퇴할 경우 보궐선거를 치러야 한다. 집권 노동당이 무소속 의원들의 도움을 받아 겨우 1석 차이로 다수당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보수적 성향의 야당연합이 보궐선거에서 이기고 무소속 의원들을 끌어온다면 권력이 넘어갈 수도 있다.

둘째, 길라드 총리가 당내 장악력을 재확인하고 공고히하는 차원에서 전당대회를 소집한 뒤 당대표 선거를 치를 경우 러드 장관이 대표 선거에 도전할 가능성도 있다. 현지 언론들은 오는 27일 전당대회가 소집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길라드 총리든 러드 장관이든 누가 당대표가 되더라도 지도부 내 마찰로 지지도가 떨어진 노동당이 내년 총선에서 힘겨운 싸움을 해야 하는 점만은 분명해 보인다.

이용인 기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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