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 미대사관 외교전문 확인
청와대 “그런 말 한 적 없다”
청와대 “그런 말 한 적 없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이 보도해 논란을 빚었던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관련 발언이 내부고발 전문 사이트인 위키리크스에서도 등장한 것으로 20일 확인됐다. 앞서 <요미우리신문>은 2008년 7월14일 인터넷판을 통해 닷새 전인 7월9일 열린 홋카이도 한-일 정상회담에서 “후쿠다 야스오 당시 총리가 ‘다케시마(독도의 일본명)를 (중학교 사회과목 학습지도요령 해설서에) 표기하지 않을 수 없다’고 통보하자, 이 대통령이 ‘지금은 곤란하다. 기다려 달라’고 요청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주일 미국대사관이 <요미우리신문> 보도의 진위 논란이 한창이던 같은해 7월17일 작성해 본국에 보고한 외교전문을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것을 보면, 당시 주일 한국대사관에 근무하던 강영훈 1등서기관(현 주오스트레일리아 한국대사관 참사관)이 해설서의 독도 기술 문제에 대해 이 대통령이 “기다려 달라”(hold back)고 말한 것으로 나와있다. 주일 미국 대사관의 정치담당관은 전문 작성 하루 전인 16일 강 서기관을 만났다고 밝혔다. 강 서기관은 특히 정상회담에서 이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에도 불구하고 일본이 중학교 학습지도요령 해설서에 독도 문제 기술을 강행한 것(7월14일 발표)에 대해 한국 관료들이 “배신감을 느끼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요미우리신문>에 보도된 이 대통령의 발언은 ‘한국 여론이 잠잠해진 뒤에 표기하라’고 말한 것으로 해석되면서 이 대통령의 독도 인식에 대한 문제제기가 끊이지 않았다. 당시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사실무근”이라며 즉각 반박했으며, 보도를 둘러싼 공방이 국내에서 소송전으로 번지기도 했다.
위키리크스의 내용에 대해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은 20일 오후 브리핑에서 “위키리크스에 거명된 강아무개 서기관은 당시 정상회담 현장에 있지도 않았고, 그런 말을 전해 들을 위치에 있지도 않았다”며 “무엇보다 미국 대사관 직원을 만나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한다”고 해명했다.
이용인 안창현 기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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