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마비 그릴’의 햄버거 제품들
신속한 대처로 목숨은 건져
최대 8000칼로리인 햄버거를 내놓아 화제와 논란을 일으켰던 미국의 햄버거 가게 ‘심장마비 그릴’(Heart attack grill)에서 한 손님이 햄버거를 먹다가 실제로 심장마비가 와 병원에 실려갔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가게 종업원들의 신속한 대처로 손님은 다행히 목숨을 건졌다.
하마트면 큰일날 뻔 했던 소동은 지난 11일(현지시각)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 있는 ‘심장마비 그릴’ 체인점에서 일어났다. 2010년부터 체인점을 내기 시작한 이 가게는 “먹다가 죽어도 좋을 맛을 보시라”(Taste Worth Dying For)는 표어를 내걸고 있으며, 의사와 간호사 복장을 한 종업원들이 손님들에게 환자복을 입히고 서빙하는 이색 명소다.
이날 한 40대 남성이 열량이 6000칼로리나 되는 세겹짜리 ‘바이패스 햄버거’를 먹다가 갑자기 숨이 막히고 얼굴이 사색으로 변한 채 거의 말을 하지 못했다. ‘바이패스’는 심장동맥이 막혔을 때 이식하는 우회 혈관을 뜻하는 의료 용어다.
웃고 떠들던 손님들은 물론, 종업원들도 이게 장난인지 실제 상황인지 헷갈렸다. 가게에서 ‘닥터 존’으로 통하는 점장 존 바소는 15일 <라스베이거스 폭스 5 뉴스>에 “간호사(여성 종업원) 중 한 명이 내게 와서 ‘닥터 존, 문제가 있는 환자가 있어요’라고 말했고, 그건 농담이 아니었다”고 돌이켰다. ‘간호사’ 브리지트는 “그가 식은 땀을 흘리고 몸을 떨었다”고 말했다.
가게 쪽의 전화를 받은 응급구조대가 출동해 손님을 긴급하게 병원으로 후송한 덕분에 이날 소동은 큰 탈 없이 막을 내렸다. 바소 점장은 “손님들이 그 환자의 불행을 ‘조크’로 여겨 언짢았는데, 우리는 그런 식의 스턴트 연기를 하진 않는다”며 환자가 쾌유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간호사 복장을 한 ‘심장마비 그릴’의 여성종업원이 ‘쿼드러플 바이패스 버거’를 들고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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