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루스 커밍스 시카고대 교수
브루스 커밍스, 북한체제 전망
“김정일 시대 지도부 건재
안정적 권력이행 지도·통제
기득권 지키려 할 것…
미, 권력투쟁 언급 자제해야”
“김정일 시대 지도부 건재
안정적 권력이행 지도·통제
기득권 지키려 할 것…
미, 권력투쟁 언급 자제해야”
<한국 전쟁의 기원> 등으로 유명한 한국 근현대사 연구의 대가인 브루스 커밍스(68) 미국 시카고대 교수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후 미국의 역할과 북한 체제의 전망에 대해 입을 열었다. 커밍스 교수는 27일(현지시각) 인도 일간지 <힌두>와의 전자우편 인터뷰에서 “미국 행정부가 북한의 ‘권력 투쟁’과 같은 언급은 자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김 위원장의 사망과 관련해 미국이 북한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당장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이렇게 밝힌 뒤 “권력 투쟁은 (북한에서) 현실화될 것 같지도 않으며, 또한 북한 지도부가 (이런 발언을) 아주 모욕적으로 받아들일 것”이라는 이유를 들었다. 이는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의 2009년 발언 등을 염두에 둔 것으로 <힌두>는 풀이했다. 클린턴 장관은 2009년 2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서울로 향하는 비행기 안에서, 북한 내부에서 후계 문제를 둘러싼 권력투쟁이 진행되고 있다는 식의 발언을 공개적으로 해 북한을 의도적으로 자극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불러일으켰다.
또한 커밍스 교수는 김정은 노동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이 이끄는 북한 체제의 위험과 불확실성이 심화될 수 있다는 일각의 견해에 대해 “많은 해외 언론들이 북한을 1인 독재 체제로 여기는 실수를 끊임없이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김정일 위원장 시대의 지도부가 여전히 집권하고 있으며, 그들은 김정은 부위원장을 체제 존속과 권력의 핵심적인 상징으로 유지함으로써 기득권을 지키려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게다가 군 상당수를 통치하고 있는 80대의 혁명 1세대들도 국방위원회에 상당수 남아 있으며, 이들이 3대 세습으로 가는 과정에서 상당히 안정적인 정치적 이행을 지도하고 통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커밍스 교수는 ‘김정은 체제’ 안착 과정에서 김정일 위원장의 매제인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이 ‘아버지’와 ‘아들’을 잇는 교량 역할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인터뷰에서 장성택 부위원장의 역할을 1860년대 고종의 후견 역할을 했던 대원군에 비유하기도 했다.
이용인 기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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