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투아니아의 수도 빌니우스의 아트라스 주오카스 시장
노벨상 풍자 괴짜연구에 수여
수학상엔 ‘사이비 종말론자들’
수학상엔 ‘사이비 종말론자들’
불법주차된 메르세데스 벤츠 승용차를 장갑차로 뭉개버린 리투아니아의 수도 빌니우스의 아트라스 주오카스 시장이 올해의 ‘이그노벨 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또 보석딱정벌레가 버려진 맥주병과 교미한다는 사실을 밝혀낸 곤충학자들에게 ‘이그노벨 생물학상’이 돌아갔다.
올해로 21회째를 맞는 ‘이그노벨상’ 시상식이 미국 하버드대 샌더스극장에서 29일(현지시각) 개최됐다. 상금도 없지만, 올해도 대부분의 수상자들이 기꺼이 시상식에 참석했다고 <에이비시>(ABC) 방송이 보도했다.
‘노벨상’을 패러디한 이그(명예롭지 못하다는 뜻의 영어 ‘ignoble’에서 따온 말) 노벨상은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이 바닥에 등을 대고 누워 있는 시상식 포스터가 보여주듯 고정관념을 깨는 이색 연구에 상을 수여한다. 우습기만하고 쓸 데 없는 연구에 주는 상이라고 생각하면 오산. 찬찬히 들여다보면 기발한데다 의미심장한 부분이 많다.
데이비드 다비 박사의 연구도 그 중 하나다. 그는 ‘오줌을 참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사람들은 나쁜 결정을 한다’는 연구 결과로 이그노벨 의학상을 받게 됐다. 이번 연구 결과는 알콜·장기 수면 부족·백색소음 등 인간의 인식 능력을 떨어뜨릴 수 있는 요인들을 연구하는 과정 중에 나온 것이다. 다비 박사는 “(연구 결과는) 만일 사람들이 일자리에서 떠나야 하는데도 계속 일을 해야 할 경우, 안전 등 다른 문제가 일어날 수도 있음을 보여준다”고 얘기했다.
생물학상을 받은 ‘보석 딱정벌레와 맥주병의 교미’ 사례도 마찬가지다. 연구진은 보석딱정벌레는 버려진 맥주병의 색깔과 모양에 헷갈려 병 위에 올라가 짝짓기를 시도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맥주병을 제 ‘짝’으로 생각한 보석 딱정벌레는 개미의 공격을 받아도 병에서 절대 떨어지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이기까지 했다. 보석 딱정벌레의 모습이 딱하고 웃기긴 하지만 연구진들은 버려진 병이 보석 딱정벌레의 교미 시스템에 잠재적인 위협이 될 수도 있다고 정색을 하며 얘기한다.
이밖에도 한밤 중 화재가 일어났을 때 비상알람 소리를 듣지 못해 사고 위험에 처할 수 있는 청각장애인을 위해 고추냉이를 공기 중에 희석시킨 ‘와사비 알람’을 만든 일본인 연구진에게 화학상이 돌아갔으며, 투원반 선수와 달리 해머던지기 선수는 어지럼증을 느끼지 않는 이유를 파헤친 유럽 연구진이 물리학상을 받았다. 또 지난 50년 동안 인류 마지막 날을 매번 틀리게 예측해온 종말론자들에게 수학상이 돌아갔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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