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설 이후 최대 사망자 발생
미군 최고의 엘리트 특수부대 ‘네이비실’이 비통함에 빠졌다.
아프가니스탄에서 헬기를 타고 6일 새벽 심야작전을 벌이던 중 탈레반에게 격추돼 숨진 38명 중 미군이 30명, 그중 22명이 네이비실 소속인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특히 이 가운데서도 17명은 올스타 중의 올스타들로만 구성된다는 ‘팀6(식스)’ 소속이라고 <네이비 타임스>가 7일 전했다.
팀식스는 지난 5월 파키스탄에서 오사마 빈라덴 사살에 성공하며 찬사를 받았던 팀이다. 하지만 당시 박수갈채 소리가 채 가시기도 전에, 팀식스는 ‘창설 이후 최대 사망자 발생’이라는 기록을 세우게 됐다고 <에이피>(AP) 통신이 보도했다.
미국 정부는 이번에 숨진 팀식스 소속 대원들은 빈라덴 사살 작전에는 참여하지 않았다고 밝히고 있다. 아직 사망자들의 구체적 신원이 밝혀지진 않았지만, <에이피> 통신은 네이비실 소속 에런 카슨 본(테네시 출신)과 존 투밀슨 등이 포함돼 있다고 희생자 가족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팀식스의 공식 명칭은 ‘해군특수전개발그룹’이지만, 대개는 줄여서 ‘데브그루’(DevGru)라고 부른다. 육군의 ‘델타포스’와 함께 대테러 및 요인 암살을 전문으로 하는 극비 부대다. 1980년 이란 테헤란 주재 미국 대사관의 인질구출 작전이 실패로 돌아간 뒤 후속 조처를 취하는 과정에 창설됐으며, 9·11 테러 이후 이라크나 아프가니스탄 작전 비중이 커진 것으로 전해진다.
네이비실은 군통수권자인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작전을 수행하며 대통령에게 직보하는 만큼, 이들이 출동했다는 사실만으로도 6일의 ‘심야작전’이 고위급 반군 지도자를 목표로 한 작전이었음을 짐작케 한다고 <에이피> 통신은 전했다.
미 정부는 팀식스의 존재에 대해서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정확한 병력 규모와 훈련 방식도 알려진 게 거의 없지만, 지금은 9·11 테러 이전보다 약 2배로 늘어난 300명 선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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