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까지 이사회 여성비율 40%로 확대 약속
루이뷔통 등 세계적 명품 브랜드를 보유한 프랑스 업체 루이뷔통모엣헤네시(LVMH) 그룹이 12일 ‘유리천장’(Glass Ceiling)을 깨고자 하는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의 노력에 동참했다.
경제전문지 <포브스> 등은 LVMH 그룹이 유럽집행위원회의 ‘기업 이사회 내 여성 비율 제고 서약서’에 서명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이 서약서는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2015년까지 이사회의 구성원 중 30%를 여성으로 채우고, 2020년까지 이 비율을 40%까지 끌어올리겠다고 약속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유럽 내 상장 기업들에서 충분한 능력을 갖췄는데도 여성이라는 이유로 조직 안에서 고위직에 오르지 못하는 이른바 ‘유리 천장’ 현상을 막자는 취지다. LVMH 그룹에 앞서 프랑스의 명품 화장품 업체 겔랑과 스페인의 에프이에스(FES) 컨설팅도 지난달 이 서약서에 서명한 바 있다.
LVMH 그룹은 지난해 진급 직원 중 73%가 여성인 것으로 나타나는 등 여성의 지위가 상당한 수준이다. 비비안 레딩 유럽연합 집행위 부위원장 겸 사법·기본권 담당 집행위원은 “LVMH 그룹의 서약이 훌륭한 표본이 돼 다른 상장기업들도 신속히 이사회 내 여성 비율 제고 서약서에 자발적으로 서명해줄 것”을 기대했다.
유럽연합은 유럽의 대형 기업체의 관리이사회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이 12%에 불과하다고 추산하고 있으며, 적극적으로 개입하지 않으면 이런 불균형을 바로잡는 데 50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유럽에선 2002년 노르웨이가 여성 임원을 최소 40%까지 채우도록 법제화했으며, 프랑스·스페인·네덜란드도 이에 동참하는 등 유리천장 깨기 노력이 활발하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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