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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전세계 700곳·연매출 35조원
머독의 ‘글로벌 미디어 제국’

등록 2011-07-12 20:12

스포츠·섹스·범죄로 세확장
우편향 정치색 매체에 반영
중국·소셜네트워크선 ‘굴욕’
영국의 유력 정치주간지 <뉴스테이츠먼>은 매년 9월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50인’을 발표한다. 지난해 1위는 누구였을까? 최강대국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정보통신 문화의 아이콘 스티브 잡스도 아닌, 바로 ‘미디어 황제’ 루퍼트 머독(80)이었다.

그는 22살의 나이로 오스트레일리아 지방지 경영을 시작한 뒤 과감한 인수합병으로 성공가도를 달렸다. 오스트레일리아 언론계를 사실상 점령한 뒤 세계로 눈을 돌려 현재는 전세계에 700여개 언론 관련 사업체를 이끌고 있다. 그가 처음 집중한 주제는 스포츠와 섹스, 범죄 등 선정적인 이야기였고, 이를 통해 신문 부수를 늘리는 데 천재적인 감각을 지녔다고 평가받는다.

그는 매우 극우적인 정치관을 갖고 있으며, 그의 이런 정치관은 소유한 매체에도 충실히 반영됐다. 그가 1996년 출범시킨 미국 <폭스뉴스>의 정치적 편향성을 고발한 다큐멘터리 <안티폭스>에는 그가 아들 부시 대통령 시절 매일 아침 기자들에게 “부시 대통령에게 불리한 보도를 하지 말 것” “경제 이야기만 하고 이라크 전쟁 이야기는 하지 말 것” 등의 지침을 내렸다는 전 폭스 기자들의 증언이 나온다.

해킹 사건을 일으킨 영국 <뉴스오브더월드>의 전직 기자는 영국 <가디언>에 “(머독이 인수하기 전에) <뉴스오브더월드>는 좋은 신문이었다. 하지만 그 뒤 기자들에게 자극적인 기삿감을 물어오라고 거센 압박이 시작됐다. 기자들은 크게 스트레스를 받았고, 편집회의 뒤 화장실에서 우는 사람들이 많아졌다”고 토로했다. 영국 <비비시>(BBC) 방송은 머독이 이렇게 키운 전세계 매체의 총 매출이 34조9000억원에 이른다고 전했다.

하지만 그가 항상 성공만 한 것은 아니라고 미국 <포린폴리시>는 꼬집었다. 중국에서 위성채널 <스타>를 인수하는 등 의욕적으로 사업을 벌였으나 지난해 사실상 손해만 남긴 채 철수했고, 이탈리아에서는 역시 언론재벌인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와 사이가 틀어지는 바람에 서로 매체를 이용해 지저분한 폭로전을 벌이고 있다. 인도에서는 2007년 사랑에 빠져 도망친 젊은 힌두 여성과 무슬림 남성의 인터뷰를 방영한 머독 소유의 뉴스채널이 성난 군중들에게 공격당하기도 했고, 피지에서는 반정부적인 기사를 양산하다가 지난해 “피지 신문은 90% 이상의 지분을 현지인이 가져야 한다”는 새로운 법안이 통과되는 바람에 지분을 팔 수 밖에 없었다.

기존 매체에서는 엄청난 수완을 발휘한 그지만 뉴미디어 매체에서는 그다지 힘을 쓰지 못하고 있기도 하다. 그는 2005년 6190억원에 사들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 ‘마이스페이스’를 지난달 376억원에 팔며 엄청난 손해를 봤다.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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