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아마르 카다피
신병확보 가능성 적어 ‘상징적 의미’
국제형사재판소(ICC)가 27일 무아마르 카다피(69) 리비아 국가원수 등에 대해 반인도주의 범죄 행위에 대한 책임을 물어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네덜란드 헤이그에 있는 국제형사재판소는 이날 카다피가 리비아 반정부 시위 초기인 지난 2월15~28일 수백명의 민간인을 살해·부상·체포·구금하도록 지시한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했다고 <아에프페>(AFP) 통신 등이 보도했다. 이날 그의 아들 사이프 알이슬람(39)과 그의 처남이자 정보기관 수장인 압둘라 사누시(62)에 대해서도 체포영장이 발부됐다.
카다피에 대한 체포영장 발부는 상징적 의미가 크다. 영장이 발부돼도 카다피가 외국을 방문하거나, 외국 정부가 그의 체포에 적극 협력하지 않는 이상 현실화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체포영장이 발부된 직후,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카다피의 사임을 재차 촉구했다. 그는 이날 파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41년 동안 독재를 했으니 카다피는 이제 권좌에서 물러나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앞서 리비아 정부군은 국제형사재판소의 권위를 부정하며 이런 결정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며, 자리를 지키겠다는 뜻을 재차 확인한 바 있다. 리비아 정부의 무사 이브라힘 대변인은 전날 카다피가 권좌에서 물러나거나 조국을 떠날 생각이 전혀 없다고 밝힌 뒤, 카다피가 조만간 4개월간의 내전을 끝낼 제안을 할 것이라는 반군 쪽 기대를 일축했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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