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영국·이스라엘·독일·러시아…소리없는 전쟁중
국경 없는 인터넷 세상에서 전세계가 소리없는 전쟁을 벌이고 있지만 실체가 모호한 인터넷 세계만큼이나 각국 사이버 부대의 실상도 제대로 드러나지 않고 있다.
사이버전 준비에 앞장선 것은 단연 미국이다. 미국은 지난해 국방보고서에서 ‘네트워크 중심의 전투’(NCW)를 미국의 핵심 역량으로 자리매김한 뒤, 그해 5월 “적대국 해커의 사이버 공격”에 대응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사이버 사령부’를 출범시켰다. 미국은 현재 4만명 이상의 군인, 시민, 전문가로 구성된 사이버 부대를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매일 1만5000개의 미국 국방 네트워크 보호와 국방부의 분산된 정보통신(IT) 기반 운영에 참여해, 만일의 상황엔 공격도 할 수 있는 태세를 갖추고 있다.
영국 역시 지난해 ‘국가 사이버 보안 프로그램’을 발표하면서 사이버전 대비 태세를 강화하고 있다. 사이버 보안을 위해 6억5000만파운드의 기금을 마련하고, 국방부가 나서 수백명의 사이버군을 모집하는 등 사이버 공격을 위한 공격 옵션 개발에도 나서고 있다.
이스라엘도 사이버전을 담당할 ‘유닛8200’이란 부대를 만들었다. 준장급 장교가 이끄는 이 부대는 이스라엘 군대 내에서도 최대 규모로 꼽히며, 미국 사이버 부대와 견줄 만한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9월 이란 부셰르 원자력발전소 시스템에 침투한 컴퓨터 웜바이러스 ‘스턱스넷’을 개발한 곳도 바로 이 유닛8200이란 얘기가 나온다.
이 밖에, 독일이 올해 초 사이버 국방센터를 신설했으며, 실체가 드러나지 않았지만 군사 강국 러시아도 사이버 공격 역량을 키우고 있다는 것은 누구도 의심하지 않는 사실이다.
2007년 에스토니아의 국가 및 금융기관 인터넷 사이트가 3주간 사이버 공격을 받는 일이 발생했는데, 에스토니아는 당시 외교적 갈등을 빚고 있던 러시아를 배후로 지목했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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