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시시피강 홍수 물길 바꾼 수문 개방
뉴올리언스 등 대도시 수백만명 구하려
미시시피강 범람 남동쪽 돌진
모간자 배수로 개방 ‘물길 돌려’
미시시피강 범람 남동쪽 돌진
모간자 배수로 개방 ‘물길 돌려’
미국 루이지애나주의 미시시피강이 지난달부터 이어진 기록적인 폭우로 몸이 불어 성난 사자처럼 남동쪽으로 돌진해 내려왔다. 그대로 두면, 뉴올리언스 등 하류의 인구 및 산업 밀집 지역이 침수된다. 그러나 물길을 서쪽으로 돌리면 대도시는 구할 수 있지만 수만명의 소도시 주민들이 집을 잃을 수 있고 농경지도 파괴된다.
‘선택의 순간’에 미시시피 수계를 관리하는 미국 육군공병대는 결국 물길을 바꾸기로 결정하고, 14일 오후 모간자 배수로의 수문 1개를 개방한 데 이어 이날 밤 추가로 1개를 더 열었다고 <에이피>(AP) 통신 등이 전했다. 모간자 배수로 수문 개방은 38년 만에 처음으로 이뤄진 것이다.
수문 개방으로 루이지애나주 주도인 배턴루지와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초토화됐던 뉴올리언스에 거주하는 수백만명은 ‘악몽’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 미시시피강 유역에 위치한, 미국 전체 석유 생산의 13%를 차지하는 11개 정유시설도 온전하게 살릴 수 있게 됐다.
물줄기가 남서쪽의 아차팔라야강 쪽으로 바뀌면서 인구가 적은 모건시티와 후마 지역 등의 주민 2만5000여명이 피해를 입고, 300만에이커(1만2000㎢)의 곡창지대가 침수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 지역엔 7.5m 정도 높이의 강물이 범람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루이지애나 주정부는 수문 개방 전에 피해 지역 주민들에게 대피를 지시했지만, 소도시와 농촌 지역을 ‘희생양’으로 삼은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미군 공병대 대변인은 15일 <시엔엔>(CNN)과의 인터뷰에서 “뉴올리언스 등 루이지애나주 대도시의 침수 피해를 막기 위해 모간자 배수로의 125개 수문 가운데 4분의 1가량을 앞으로 수일 내에 추가로 개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루이지애나 주정부는 현재 700명의 주방위군을 동원해 주요 지역에 모래포대 쌓기 작업을 계속하는 등 대홍수와 ‘사투’를 벌이고 있다.
이용인 기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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