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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부호’ 아니고 ‘몸사리는 성격’도 아니었다

등록 2011-05-04 20:34수정 2011-05-05 08:07

오사마 빈라덴
오사마 빈라덴
[빈라덴 사살 이후]
테러자금 ‘연락망’으로 모으고
경전 공부에 힘쓴 수줍은 소년
빈라덴에 대한 오해와 진실

오사마 빈라덴은 ‘세계의 경찰’을 자임한 미국의 눈을 피해 10년 동안 신출귀몰한 도피행각을 벌여왔다. 그만큼 수많은 “~카더라”도 생산됐다. 영국 <가디언>은 3일(현지시각) 빈라덴에 대해 잘못 알려진 사실 10가지를 정리해 보도했다.

오늘날의 빈라덴을 만든 건 미국 중앙정보국(CIA)이란 얘기는 그동안 정설처럼 받아들여졌다. 1970년대 후반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한 옛소련을 견제하기 위해 빈라덴을 지원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빈라덴과 그의 추종자들이 미국으로부터 직접적인 자금지원이나 훈련을 받은 바는 없다.

빈라덴은 엄청난 부자로 알려졌다. 빈라덴의 아버지가 사우디아라비아의 건설 재벌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빈라덴은 1991년 고국 사우디를 떠난 뒤 가족과 관계를 끊었다. 빈라덴은 ‘연락망’을 통해 테러자금을 손쉽게 모았을 뿐이다.

1993년 세계무역센터에 대한 최초의 폭발테러 배후에 빈라덴이 있다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주범인 람지 유세프는 삼촌인 칼리드 셰이크 무함마드를 위해 일했던 것으로 보인다. 무함마드가 알카에다와 손을 잡은 것이 1996년의 일이고, 심지어 그때도 빈라덴과는 거리를 두고 있었다는 점에 비쳐보면 사실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

9·11테러 관련 알카에다에 대한 정부 보고서에는 빈라덴이 마약거래를 통해 돈을 벌었다는 주장이 반복적으로 나온다. 하지만 아직까지 증거는 나오지 않았다.

빈라덴은 무장공격을 배후에서 지시할 뿐, 절대로 위험한 상황엔 나서지 않는다는 얘기도 있었다. 그러나 여러 목격자는 빈라덴이 1987년 자지 전투와 1989년 잘랄라바드 전투 등 수차례 전투에 참여했다고 증언하고 있다. 빈라덴은 1990년대 후반 기자들을 아프간 동부 토라보라 지역 동굴로 초청한 적이 있다. 이 때문에 빈라덴은 동굴에서 살고 있다는 얘기가 나왔다. 하지만 당시에도 빈라덴은 인근 집단농장 하다에 머물고 있었다.

빈라덴이 종교에 심취하기 전인 10대 시절엔 베이루트 등지에서 파티를 즐기는 ‘불량소년’이었다는 소문도 있다. 하지만 그는 많은 시간을 경전 공부에 쏟아붓는 수줍음 많은 청년이었다. 신장이 안 좋다는 보고는 여러 건 있었지만 허리 쪽에 더 문제가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194㎝에 이르는 장신인 그가 주로 앉아 지냈으니 말이다.


각종 테러 배후설도 끊이지 않았다. 체첸반군을 이끌었으며, 2004년 스페인 마드리드 열차테러의 배후란 말도 있었다. 하지만 역시 소문일 뿐이다. 또 영국 프리미어리그 아스널의 광적인 팬이란 얘기도 소문에 불과하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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