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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지키스탄 정부가 조만간 ‘문자 이혼’을 금지할 방침이다.
타지키스탄의 최고 종교기구인 타지크 울렘스 위원회의 압두라힘 홀리코프 위원장은 11일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트리플 탈라크’를 보내 이혼을 통보하는 것은 이슬람 율법에 어긋난다고 밝혔다고 <에이피>(AP) 통신이 보도했다.
‘탈라크’는 ‘이혼하다’라는 뜻을 지닌 이슬람어로, 타지키스탄 정부는 그동안 이슬람 율법에 따라 남자가 배우자에게 어디에서나 이 말을 3번 외치기만 해도 자동으로 이혼이 성립할 수 있게끔 허용해왔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새 타지키스탄 남성들의 외국 이주노동이 증가하면서, 문자메시지를 통한 이혼 통보는 사회적 문제로 부각됐다. 경제 사정이 좋지 않은 타지키스탄에선 이주 노동자들이 외국에서 보내오는 ‘송금’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데, 문자로 쉽사리 이혼을 당할 수 있어, 여성들의 생계가 크게 곤란해지기 때문이다.
타지크뿐만 아니라 다른 이슬람권 국가에서도 최근 몇 년 새 문자 이혼이 급증하면서 트리플 탈라크 관습을 둘러싼 논쟁이 심화되고 있다. 보수주의자들은 휴대폰 문자 역시 의사소통 수단의 하나인 만큼, 문자 이혼이 가능하다는 해석을 내리고 있지만, 진보적인 종교 지도자들은 “첨단 기술을 이용해 법을 악용한 사례”라며 반박하고 있다.
나라마다 해석도 다르다. 카타르와 아랍에미리트는 문자 이혼을 허용하는 반면, 싱가포르는 이를 법으로 금지하고 있다. 말레이시아도 문자 이혼이 적발될 경우 벌금을 매긴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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