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교육’ 공약 마르텔리 당선
인기가수 출신인 미셸 마르텔리(50)가 대지진 이후 황폐화한 아이티의 미래를 책임질 차기 대통령으로 선출됐다.
4일 아이티 임시선거관리위원회(CEP)의 대선 결선투표 임시 개표 결과, 마르텔리가 전체 유효표 중 67.6%를 득표해 전 상원의원인 미를란드 마니가(70) 후보를 누르고 차기 대통령에 당선됐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전했다. 마르텔리는 조직적 부정선거 적발 등 이의 제기가 없다면, 16일 최종 개표결과 발표 등을 통해 당선을 최종 확정짓게 된다.
마르텔리의 승리는 말 그대로 ‘이변’이었다. 그는 이번 대선 출마 전까지 정치 경력이 전무했던데다, 가수 시절에도 외설적인 가사와 거친 공연 등으로 인해 ‘배드 보이’로 불렸던 인물이다. 하지만 그는 가수보다는 성공한 사업가라는 이미지 심기에 주력했고, ‘참신함’을 무기로 ‘변화’를 외치며 ‘도덕성’과 ‘어머니’ 이미지를 강조한 마니가 후보를 누를 수 있었다.
특히 그는 선거 기간 내내 저소득층 무상교육과 경제발전에 초점을 맞춘 공약으로 지진과 가난에 지친 국민들에게 국가의 비전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1월 지진 참사 이후 모든 것이 황폐화된 국가의 재건을 약속하며 아이티를 세계 최빈국에서 구출해내겠다고 약속하는 한편, 리더십 부재로 미국과 유엔에 의해 주도되는 국정을 바로 잡겠다고 밝혔다. 이런 그의 모습은 지진 참사에 무기력하게 대응한 르네 프레발 현 정부에 질린 국민들에게 새로운 기대를 불러일으켰다. 또 선거 기간 내내 “내 손은 누구보다 깨끗하다”며 지난해 지진 이후 답지한 전세계의 구호 성금을 오직 국민만을 위해 쓰겠다고 공언한 점도 큰 호응을 얻었다.
이런 그에게 젊은층은 두터운 지지를 보내고 있다. 집권 초기 정책 수립과 집행에서도 상당한 탄력을 받을 수 있는 조건인 셈이다. 하지만 참신함으로 대표되는 ‘정치적 무경험’이 국정 운영의 난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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