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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미군 ‘대공세’에도 아프간 위험지역 늘어

등록 2010-12-29 08:52

아프가니스탄 치안 지도
아프가니스탄 치안 지도
WSJ, 올 치안악화 보여주는 ‘유엔 기밀지도’ 보도
추가파병·연합작전뒤 탈레반 세력 북서부로 확장
버락 오바마 미국 정부의 ‘대공세’에도 불구하고 아프가니스탄의 치안 상황이 더욱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28일 유엔이 작성한 대외비 자료인 ‘아프간 잔류 위험 접근성’ 지도를 입수, 지난 3월과 10월의 안보 현황을 비교해 보도했다. 유엔이 아프간 현지에서의 여행과 안정화 프로그램 수행의 위험성을 계측하기 위해 작성한 이 지도들은 아프간의 34개 행정 지역을 각각 ‘매우 위험’ ‘고위험’ ‘중간 위험’ ‘낮은 위험’ 등 4단계로 평가했다.

지난 3월은 미군과 영국군이 주도하는 연합군이 병력을 대규모로 증파해 아프간 탈레반의 주무대인 남부 헬만드주에서 대공세를 개시한 직후다. 또 10월은 연합군이 ‘지역 민심 얻기’ 전략을 접고, 1994년 탈레반이 결성된 남부 칸다하르에서 군사작전의 수위를 부쩍 높이기 시작한 때다.

10월치 지도는 3월과 마찬가지로 아프간 남부의 거의 모든 지역이 여전히 ‘매우 위험’으로 분류된 반면, 북부와 동부 16개 지역이 ‘고위험 지역’으로 격상되면서 ‘낮은 위험’ 지역은 되레 줄었다. 이는 미 국방부가 지난달 의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탈레반의 올해 무장공격이 지난해보다 70%, 2008년에 견줘서는 3배나 늘면서 아프간 정부를 위협하고 있다”고 평가한 것과도 일치한다.

아프간 주재 유엔의 키에란 드위어 공보국장은 ‘기밀 지도’에 대한 확인을 거부하면서도 “2010년 들어 아프간의 많은 지역에서 이전에 안보 상황이 괜찮았던 지역들까지 불안정해지면서, 유엔과 다른 구호기구들의 인도적 지원도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3일 아프간 주둔 미군의 바그람 기지를 깜짝 방문해 “오늘 우리는 탈레반의 통제에 놓인 지역이 적어졌으며, 더 많은 아프간 국민이 희망적인 미래를 건설할 기회를 갖게 됐다고 자부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신문은 그러나 유엔이 반군의 활동, 정치적 안정성, 연합군 작전, 지역사회의 수용 등 네가지 기준으로 작성한 치안 지도는 연합군의 전과에 대한 미국 정부의 긍정적 평가와는 반대라고 지적했다. 유엔 지도는 연합군이 아프간 남부 공세를 강화한 최근 몇달 동안 탈레반은 북서부로 활동 무대를 옮기면서 오히려 세력권을 확대한 모양새를 뚜렷이 보여주고 있다. 아프간 엔지오 세이프티 오피스(ANSO)의 닉 리 사무국장은 “아프간은 반군의 분포 범위와 공격 빈도 양면에서 전반적으로 지난해보다 급격히 치안이 악화됐다”고 밝혔다. 오바마 정부는 내년 7월부터 아프간 미군 철군을 시작해 2014년까지 철군을 완료할 계획이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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