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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각국 지도자 뒤통수 친 미국의 ‘혹평’

등록 2010-11-29 19:59수정 2010-11-30 08:50

위키리크스 공개 외교전문에 묘사된 각국 지도자 (※ 이미지를 클릭하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벌거벗은 황제…나약…이상한 사람”
푸틴 ‘우두머리 개’…사르코지 ‘독재자’…가다피 ‘그냥 이상한 사람’

위키리크스 미 외교문서 공개

위키리크스가 폭로한 미국 외교전문에는 세계 각국 지도자들에 대한 미국 외교관들의 냉철하고 꾸밈없는 촌평들도 많다.

영국 일간 <가디언> 등이 “흥미진진하고 명백한 비외교적 언어의 말잔치”라고 평가한 이 보고들은 미국이 다른 나라 지도자들을 보는 시각을 날것으로 보여준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2008년말 모스크바 주재 미 외교관은 러시아의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의 관계를 영화 <배트맨과 로빈>에 빗대, 메드베데프가 ‘배트맨 푸틴’의 로빈 구실을 한다고 풍자했다. 실세 푸틴을 개들 가운데 지배욕이 강한 수컷 우두머리를 비유하는 ‘알파 독’(alpha dog)으로 표현한 반면, 메드베데프는 “핼쑥하고 결단력이 없다”고도 했다.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는 무시에 가까운 혹평을 받았다. 로마 주재 미국 대사관은 베를루스코니가 “유럽 지도자치곤 무책임하고 허영심이 많으며 효율성은 낮다”고 보고했다. 또 다른 전문은 그의 끊이지 않는 스캔들을 겨냥해 “잦은 심야파티로 충분한 휴식을 취하지 못해 신체적으로나 정치적으로 약한 지도자”라고 평가했다. 미국은 또 “베를루스코니와 푸틴의 화기애애한 친분 관계”에 주목하면서, 이탈리아 최대 에너지업체 에니(ENI)와 러시아 최대의 국영가스업체 가스프롬이 동유럽 및 남유럽에 천연가스를 공급하는 ‘사우스 스트림’ 파이프라인 합작사업 체결에 신경을 곤두세웠던 것으로 드러났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에게는 “비판에 민감한 독재자 스타일”, “벌거벗은 황제”라는 악평이 붙었다. 걸핏하면 정부 각료들을 질책하고 외부의 비판에 발끈하는 다혈질 성격을 꼬집은 것으로 보인다.

독일 주간 <슈피겔>이 전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에 대한 미국의 시각은 “위험을 회피하며 창의력이 없는 인물”이며, 귀도 베스터벨레 외무장관은 “오만하고 미국에 비판적인 태도”를 지녔다.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에 대해선 “사실에 귀를 기울이기보다 기이한 이야기나 음모설에 쉽게 흔들리는 극도로 나약한 인물”이라며 불신의 밑바닥을 드러냈다.


40년째 권좌를 지키는 무아마르 가다피 리비아 국가원수가 지난해 9월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에 참석한 직후 미국 국무부에는 “그냥 이상한 사람, 관능적인 우크라이나 출신 금발 간호사를 비롯한 4명의 간호사가 어디든 붙어다닌다”는 보고가 올라왔다.

미국 외교관들은 또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에 대해선 “히틀러 같다”는 악평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 대해선 “품격과 매력이 있지만, 절대로 약속을 안지킨다”는 평가를 내렸다.

■ 위키리크스

오스트레일리아인 줄리언 어산지가 주도해 2006년 12월 내부고발 전문 사이트를 표방하고 출범했다. 미군 헬기가 2007년 이라크에서 <로이터>통신 사진기자 등 12명을 적대세력으로 오인해 사살하는 내용의 동영상을 지난 4월 공개하며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후 7월 9만여건의 아프간전 비밀전문, 40여만건의 이라크전 비밀전문을 폭로했다. 특정 근거지가 있다기보다 소수의 자문위원회와 1200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참여하는 국제적 네트워크 성격을 지녔다. 재정은 각국 인권단체나 언론인, 일반인들의 성금에 의존하고 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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