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회 열리는 멕시코 칸쿤은
지구온난화 재앙 상징
지구온난화 재앙 상징
세계적인 휴양지 개발로 ‘맹그로브’ 숲이 파괴되어 가고 있는 멕시코 칸쿤은, ‘역설적으로’ 인류의 기후변화 대응 필요성을 상징하게 될 전망이다. 갯벌이나 하구에서 자라는 맹그로브는 햇빛을 받아 영양분을 만드는 탄소동화 작용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빨아들여 뿌리에 보관하기 때문에 기후변화를 완화하는 나무로 불린다. 유엔은 맹그로브 숲을 보호하는 국가에 지원금을 주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1970년까지 한적한 해변 마을이었던 칸쿤은 관광지 개발로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맹그로브가 사라지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주로 미국에서 오는 관광객이 한 해 40억달러가량의 현금을 칸쿤에서 쓰고 간다. 이 때문에 칸쿤에서는 지금도 새로운 리조트를 개발하기 위해 맹그로브 자생지를 파괴하고 있다. 칸쿤뿐 아니라 멕시코 전체에서 해마다 맹그로브 숲 2만500에이커(약 101.17㎢)가 사라지고 있다. 칸쿤은 맹그로브가 많은 남쪽에 새로 국제공항을 건설할 예정이기도 하다. 회의를 앞두고 칸쿤은 삼엄한 경계에 들어갔다. 경찰과 군인 6000명이 이미 지난주부터 도시를 순찰하기 시작했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은 전했다. 멕시코 해병대 700여명은 칸쿤이 속한 킨타나로오주에 25일부터 배치됐고, 군함 15척도 바다에 떴다. 지역 경찰들은 따로 세계 194개국에서 온 2만5000명을 보호하기 위해 호텔 주변을 순찰할 예정이다. 경찰은 전문가 그룹과 비정부기구 사람들의 회의장소로 사용할 예정인 이른바 ‘기후 빌라’ 주변을 감시하기 위해 47m짜리 타워를 세우고 있다. 이번 칸쿤 회의에도 세계 각국에서 환경 운동가들이 몰려와 집회를 열 예정인 것도, 멕시코 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지난해 덴마크 정부는 코펜하겐에 24시간 구금시설을 만들고 수중침투 차단 철조망을 치기도 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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