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내 안보리 개혁 기대” 진출 지지 밝혀
아시아 패권 확대 노리는 중국 자극할듯
아시아 패권 확대 노리는 중국 자극할듯
인도를 방문중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8일 인도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진출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인도 의회에서 한 연설에서 “미국이 추구하는 정당하고 지속가능한 국제질서는 유엔이 효율적이고 신뢰할 만하고 정통성을 갖추는 것도 포함된다”며 “그것이 수년 안에 인도가 상임이사국에 포함되는 유엔 안보리 개혁을 기대하는 이유”라고 말했다고 <에이피>(AP) 통신이 8일 전했다. 인도 의원들은 오바마가 연설 중 이 같은 발언을 하자 일제히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국제사회에서는 이전부터 유엔 개혁 요구가 꾸준히 있어 왔고, 독일·일본·브라질·인도 등은 상임이사국 진출을 바라고 있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이 특정국가의 유엔 안보리 진출을 공개 지지한 것은 처음이다. 외교가에선 오바마의 이번 발언이 구체적 조처를 뜻한다기보다 유엔 개혁과 상임이사국 확대라는 원론적이고 외교적인 제스처에 가깝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오바마 대통령은 “유엔은 평화와 안보유지, 국제협력 증진, 인권 개선이라는 창립 이념을 실행하기 위해 존재한다”며 “유엔 안보리의 효율적 운영을 위해 인도를 비롯해 안보리 회원국 지위를 획득하려는 다른 나라들과 협력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오바마의 이런 발언은 미국과 중국이 최근 위안화 절상과 아시아 지역 패권을 놓고 미묘한 갈등 관계에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뉴욕타임스>는 “안보리 상임이사국 확대라는 중요한 정책변화는 그것에 반대하는 중국을 짜증나게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인도와 앙숙지간인 파키스탄 등 인접국가들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중국을 포함한 기존 5개 상임이사국들과 국제사회의 동의도 필수적이다. 미국 국무부의 윌리엄 번스 정무담당 차관은 “안보리 상임이사국 확대는 매우 어려운 과정을 거쳐야 하며,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8일 밤 현재 다른 나라들의 공식반응은 나오지 않고 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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