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전(현지시각) 예멘 남부 지역에서 한국석유공사 소유 송유관 일부가 폭파됐다. 예멘 현지 관리들은 알카에다의 소행으로 보고, 보안 책임자와 군경을 급파해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아에프페>(AFP) 통신은 한때 “알카에다 아라비아반도지부가 이날 폭발을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고 전했으나 자세한 후속 보도는 나오지 않았다.
석유공사 예멘사무소 관계자가 <연합뉴스>에 전한 내용과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이날 오전 8시(한국시각 오후 4시)께 예멘 남부 샤브와주 석유탐사 4광구의 송유관이 폭발했다. 이날 폭발은 알우클라 유전지대에서 아라비아해 쪽 수출항으로 뻗은 전체 204㎞ 길이의 송유관 구간 중 샤브와주의 주도인 아타크시에서 동쪽으로 약 25㎞ 떨어진 사막 지대에서 발생했다. 시추지점으로부터는 31.5㎞ 떨어진 곳이다.
예멘 현지 관리들은 송유관 아래 장착한 폭탄이 터졌다며, 알카에다의 소행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폭발 사건이 일어난 지역은 최근 예멘 정부군과 알카에다 간 교전이 지속되면서 치안상황이 극도로 나빠진 곳이다. 예멘 보안당국은 최근 폭탄소포 사건의 핵심 용의자를 검거하기 위해 이날부터 샤브와주와 마리브주를 중심으로 대대적인 군사작전에 들어간 상태다. 그러나 예멘에서는 각종 공사에서 배제된 지방 부족들이 지방정부에 대한 불만으로 송유관을 폭파시키는 사례도 종종 있다. 한국석유공사 홍보실 관계자는 “폭발한 송유관은 2008년 5월 광구를 사들일 때 함께 인수한 것으로, 원유는 아직 시험생산 단계”라며 “인명 피해는 없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외교통상부 관계자는 “알카에다의 소행 여부는 더 조사해 봐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조일준 정세라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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