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해상 방어선
미-중 ‘해양패권’ 공방 가열
국방부 보고서, 중 군사력 증강에 ‘우려’ 공식 표명
“대만 넘어 아시아서 작전능력…해상방어선 확대”
국방부 보고서, 중 군사력 증강에 ‘우려’ 공식 표명
“대만 넘어 아시아서 작전능력…해상방어선 확대”
“중국 인민해방군의 역할과 임무가 중국의 영토적 이익을 넘어서고 있다.”
천안함 사건 이후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해양 패권’ 다툼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미 국방부가 중국이 인도양·서태평양 지역까지 군사전략적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며 중국의 군사력 증강에 공식적으로 우려를 표명했다. 16일 미 국방부가 의회에 제출한 ‘중국의 군사·안보 발전’이란 제목의 ‘중국 군사력 연례평가보고서’는 또 대만과의 관계 개선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해협을 겨냥한 군사력 증강을 줄이지 않아 양안의 군사적 균형이 중국 우위로 계속 기울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 국방부는 2000년부터 국방수권법에 따라 매해 초 전년도 중국 군사력을 평가하는 연례보고서를 3월에 발표해 왔는데, 올해는 내부 논의 과정에서 일부 자구 조정을 겪으면서 발표가 5개월 지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보고서는 지난 2월 발표된 ‘4개년 국방검토 보고서’(QDR 2010)와 대체로 궤를 같이하고 있으나, “중국의 군사·안보 문제에 대한 제한적 불투명성이 불확실성을 증폭시키고 오해와 오판을 불러일으킬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지적하는 등 중국에 대한 경계심을 한층 드러냈다.
보고서는 “중국의 군사력 증강 추세가 동아시아에서 군사적 균형을 변화시키는 주요한 요인이며, 중국 인민해방군은 대만을 넘어서 아시아 지역에서 군사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군사력으로 변모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르면 중국군은 세계에서 가장 적극적인 지상발사 탄도미사일과 크루즈미사일 개발 프로그램을 운용해 실전에 배치하고 있으며, 핵탄두를 장착한 대륙간탄도미사일 현대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하이난섬에 새로운 해군기지 건설을 완료한 해군의 경우, 올해 말까지 독자적 항공모함 플랫폼 개발을 완료하고 10년 안에 다양한 항공모함을 건조한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이를 위해 항공모함 탑재기 조종사 50명에 대한 훈련이 시작됐다는 보도를 인용했다. 또 중국이 첩보·통신·항법 등 다양한 위성 개발과 사이버전 능력 확대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군은 대만 문제를 둘러싼 미국과의 잠재적 갈등에 대비해 ‘전략적 해상방어’ 범위를 종래의 동중국해와 남중국해 해역에서 서태평양 쪽으로 확대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평가했다. 일본 오키나와 열도와 베트남 동쪽의 남중국해를 잇는 ‘제1 섬의 고리’를 넘어서서 일본 본토와 필리핀, 괌을 포괄하는 ‘제2 섬의 고리’로 확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중국의 지난해 군사비가 드러나지 않는 부문을 포함한다면 공식적 국방예산의 2배인 1500억달러 이상일 것으로 추산했다. 류재훈 기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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