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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터키 ‘마이웨이’ 외교 눈길

등록 2010-06-10 22:37수정 2010-10-28 17:05

‘친미 국가’서 국제 분쟁 중재자로 변신
이란제재 반대·이스라엘 비판 등 나서
터키의 독자적 외교 행보가 두드러지고 있다. 반세기 넘게 고분고분했던 미국의 동맹국 터키가 자국의 국가이익을 추구하면서 미국의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뉴욕타임스>)는 표현까지 나온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 이사국인 터키는 9일 미국이 주도한 이란 제재 결의안에 브라질과 함께 반대표를 던졌다. 지난달 브라질과 함께 이란의 농축 우라늄 국외 반출 합의안을 발표해 미국 정부를 당혹하게 했던 것의 연장선이다. 최근에는 또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구호선단 공격을 ‘국가테러’로 규정하면서 이스라엘과의 전략적 동맹관계 변화와 함께 이슬람권과의 연대를 내비치기까지 했다. 런던을 방문중인 로버트 게이츠 미국 국방장관이 9일 “이스라엘에 대한 터키의 적대감이 커진 것은 유럽연합(EU)이 터키의 가입을 거부한 데에도 부분적으로 기인한다”며 이슬람국인 터키를 끌어안지 못한 유럽에 비난의 화살을 간접적으로 돌린 것도 미국의 불편한 속내를 보여준다.

터키의 이런 변화는 예고됐던 것이라고 할 수 있다.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 당시 터키는 이라크 북부지역에서 미국의 터키 영공 이용을 거부했다. 이는 냉전시절 미국에 전적으로 의존해야 했던 전략적 환경이 탈냉전 이후 변화됐다는 터키의 인식을 보여줬던 것으로, 터키 독자적 외교의 출발선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후부터 현재까지의 변화는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전략적 위치를 점한 터키가 지역적 헤게모니를 추구하는 과정으로 이해된다. 유럽연합 가입을 사실상 포기한 터키는 이제 에너지 수입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러시아 및 그 대안으로서 이란과의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고 있고, 과거 오스만투르크의 영토였던 발칸반도와 중앙아시아, 북아프리카 등에 대한 영향력과 발언권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이슬람국가면서 90년 세속적 민주주의 국가의 전통을 가진 터키의 이런 변화를 뒷받침하는 것은 급속한 경제성장에 따른 자신감이다. 세계 17위인 터키의 국내총생산은 아랍권의 어느 나라보다 많고, 유럽으로만 따져도 네덜란드 다음이다. 인도네시아, 파키스탄, 이란, 이집트 등 국내외 상황에 얽매인 아랍권의 다른 강국들과는 달리, 터키는 성장하는 국력을 외부로 돌릴 여유가 있는 유일한 이슬람국가다. 아랍권에서 터키의 위상도 ‘미국 추종국가’에서 “믿을 만한 중재자” “경제성장의 모범국가”로 바뀌고 있다.

류재훈 기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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