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료’는 허용 ‘의료장비’는 막아
오바마, 4억달러 지원 약속
오바마, 4억달러 지원 약속
미국과 이스라엘이 9일 잇따라 팔레스타인 경제 지원과 가자지구 봉쇄 완화 방침을 내놓았다. 그러나 이같은 조처들이 팔레스타인 문제의 근본 해결책에는 한참 못미치는데다, 미국과 이스라엘 사이에도 상당한 시각 차이가 감지된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과 회담한 뒤 “가자지구의 상황을 (이런 상태로) 계속 유지하기는 힘들다”며, 이스라엘에 식료품과 건설자재 등 가자 주민의 일상생활과 경제개발에 필요한 물품들의 반입 허용을 촉구했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가자 문제의 핵심은 이스라엘의 안전보장뿐 아니라, 가자 주민들의 필요를 충족시키는 것”이라며, 요르단강 서안과 가자 등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에 4억달러 추가 지원을 약속했다. 그는 가자 문제 해결을 위한 ‘새로운 개념틀’을 강조하고, 유럽 각국과 이집트·이스라엘·팔레스타인 지도자들과 ‘새로운 접근법’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 일부 식료품 추가 반입을 허용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물품반입 조정관인 라에드 파투는 9일 이스라엘이 탄산음료·주스·향신료·포테이토칩·사탕 등의 반입을 허용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그러나 시멘트, 철근, 의료장비 등의 반입 요청은 거부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스라엘 관리들은 “가자지구에 더 많은 물품 반입을 허용하는 목적은 최근 (이스라엘 특수부대의) 가자 구호선박 공격에 대한 국제사회의 조사 압력을 누그러뜨리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고 <에이피>(AP) 통신이 전했다. 마크 레게브 이스라엘 정부 대변인은 “시멘트 같은 건자재가 가자에 반입되면 하마스의 무기 벙커 구축에 가장 먼저, 가장 많이 쓰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마스 쪽은 이스라엘의 그같은 태도는 논평할 가치도 없다고 일축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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