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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소말리아 반군 지원 ‘독일 용병’ 파문

등록 2010-05-25 18:00

독 보안업체 전역군인 100여명 파견계약
정부군은 과도정부 지원…내전악화 우려
독일의 전역 군인들이 소말리아 내전의 반정부단체 쪽 용병으로 참여할 예정이어서 파문이 일고 있다.

독일의 민간 보안업체인 아스가르트 보안그룹이 최근 소말리아의 반정부 정치 군벌인 갈라도드 아비누르 아마드 다르만과 용병 계약을 맺고 독일연방군 출신 100여명을 소말리아에 파견키로 했다고 독일 공영방송 <엔데아르>(NDR)가 23일 보도했다. 아스가르트 쪽은 “다르만과의 계약 사항에는 전략 수립에서부터 평화와 안정 복구에 필요한 모든 수단의 이행 방법까지 광범위한 임무가 망라돼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르만의 사설 군대와 경찰을 훈련시키고 유사시 작전 계획까지 제공하기로 했다. 1차 분견대는 이미 소말리아로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소말리아에는 유럽연합(EU)의 소말리아 정부군 훈련 프로그램에 독일 연방군 출신자 13명이 참여하고 있어, 독일 정부와 민간업체가 각각 소말리아 과도정부와 반정부 세력을 지원하는 꼴이 됐다. 소말리아 공화당 당수인 다르만은 2004년 유엔이 소말리아의 유일한 합법정부로 인정한 연방 과도정부를 무너뜨리고 대통령 자리를 차지하려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 2003년에는 자신이 대통령이라고 선언하기도 했다.

독일 연방의회 의원들은 24일 이 계약이 소말리아 내전 사태를 더 악화시킬뿐 아니라 소말리아의 반정부 무장조직에 대한 유엔의 제재결의안에도 위배된다고 지적했다. 독일 국제안보문제연구소의 아네트 베버도 “독일 기업체가 소말리아 군벌을 훈련시키고 지원한다면 명백히 국가이익에 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독일 연방군 상사 출신인 아스가르트 그룹 고위 관계자는 “독일의 이익에 반하는 행위는 하지 않으며 현지 주둔 독일군과의 충돌 상황도 결코 만들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회사 쪽의 순찰차나 병력수송차량이 공격을 받는 최악의 상황에선 적절한 대응을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르만도 <엔데아르>에 “국제사회가 세운 과도정부는 소말리아 민중들의 지지를 받지 못한다”며 “독일 용병들은 해적, 이슬람 극단주의자, 테러리스트들을 퇴치하는 전투에 내 민병대와 함께 투입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독일 대외공보방송 <도이체 벨레>는 23일 “보안 전문가들은 소말리아의 군벌이 고도로 훈련된 서방 군인들의 지원을 받을 경우 소말리아의 위태로운 정치적 균형이 무너지면서 대량학살 사태를 촉발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고 전했다.

독일 정부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독일 외무부는 아스가르트 보안그룹의 활동과 계약 내용을 전혀 알지 못했다고 밝혔고, 국방부도 이번 계약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해명만 내놨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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