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금등 630억원 받아
경영권 분쟁 새국면 세계적인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의 경영권 분쟁이 필립 퍼셀(61·사진) 회장의 전격 사임으로 새 국면을 맞게 됐다. 퍼셀 회장은 13일 직원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나에 대한 끊임없는 공격과 회사에 대한 전례 없는 부정적 견해를 고려해 고객과 주주를 위해 내년 3월 주총에서 후임자를 결정할 때까지만 회사에 남겠다”며 사임 의사를 밝혔다. 1997년 모건스탠리와 합병한 소매금융회사 딘위터 출신인 퍼셀은 그동안 모건스탠리 인맥들과 끊임없는 갈등을 겪어왔다. 올 들어 공개적인 퇴진 요구가 불거진데다 실적 부진과 주가 하락이 겹치면서 9년 만에 불명예 퇴진하게 된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반대 세력에 대한 포용력 부족이 그의 사임을 재촉했다”고 평했다. 퍼셀은 2002년 모건스탠리의 존 맥 사장을 밀어내고 합병 회사의 단독 최고경영자에 올랐고, 2003년에는 모건스탠리의 산 증인인 로버트 스코트 전 사장도 쫓아냈다. 합병을 주도한 모건스탠리 처지에선 ‘굴러온 돌’ 격인 그의 ‘독주’에 대한 반발은 지난 3월 밖으로 터져나왔다. 스코트 전 사장을 포함한 8명의 전임 경영진, 이른바 ‘8인 그룹’이 퍼셀의 퇴진을 공개적으로 요구하기 시작했다. 이사회는 퍼셀에 대해 지지를 표명했지만, 실적 부진과 주가 하락이 그를 압박했고, 때맞춰 핵심 인력들이 줄줄이 회사를 떠나면서 주주와 투자자들의 시선도 냉정해졌다. 모건스탠리 주가는 2000년 이후 40% 이상 떨어졌고, 같은 기간 실적면에서 메릴린치나 골드만삭스 등 경쟁 업체에도 추월당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퍼셀 이후’의 모건스탠리가 내분을 수습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했다. 백화점식 사업 모델도 수술대에 오를 전망이다. 월가에서는 모건스탠리가 750억달러 안팎에 매물로 나올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 <마켓워치>는 “퍼셀과 긴밀한 관계를 맺었던 인물은 고위직에 남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그의 후임으로 웨스트코스트은행의 시이오인 데이비드 쿨터와 씨티그룹의 사장 겸 최고운영책임자인 로버트 윌럼스태드가 유력하다고 보도했다. 한편, 퍼셀은 ‘자발적 퇴진’의 대가로 보유 중인 주식과 연금 자격권 등을 합쳐 모두 6230만달러(630억원) 가량을 챙길 전망이다. 김회승 기자 honesty@hani.co.kr
경영권 분쟁 새국면 세계적인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의 경영권 분쟁이 필립 퍼셀(61·사진) 회장의 전격 사임으로 새 국면을 맞게 됐다. 퍼셀 회장은 13일 직원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나에 대한 끊임없는 공격과 회사에 대한 전례 없는 부정적 견해를 고려해 고객과 주주를 위해 내년 3월 주총에서 후임자를 결정할 때까지만 회사에 남겠다”며 사임 의사를 밝혔다. 1997년 모건스탠리와 합병한 소매금융회사 딘위터 출신인 퍼셀은 그동안 모건스탠리 인맥들과 끊임없는 갈등을 겪어왔다. 올 들어 공개적인 퇴진 요구가 불거진데다 실적 부진과 주가 하락이 겹치면서 9년 만에 불명예 퇴진하게 된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반대 세력에 대한 포용력 부족이 그의 사임을 재촉했다”고 평했다. 퍼셀은 2002년 모건스탠리의 존 맥 사장을 밀어내고 합병 회사의 단독 최고경영자에 올랐고, 2003년에는 모건스탠리의 산 증인인 로버트 스코트 전 사장도 쫓아냈다. 합병을 주도한 모건스탠리 처지에선 ‘굴러온 돌’ 격인 그의 ‘독주’에 대한 반발은 지난 3월 밖으로 터져나왔다. 스코트 전 사장을 포함한 8명의 전임 경영진, 이른바 ‘8인 그룹’이 퍼셀의 퇴진을 공개적으로 요구하기 시작했다. 이사회는 퍼셀에 대해 지지를 표명했지만, 실적 부진과 주가 하락이 그를 압박했고, 때맞춰 핵심 인력들이 줄줄이 회사를 떠나면서 주주와 투자자들의 시선도 냉정해졌다. 모건스탠리 주가는 2000년 이후 40% 이상 떨어졌고, 같은 기간 실적면에서 메릴린치나 골드만삭스 등 경쟁 업체에도 추월당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퍼셀 이후’의 모건스탠리가 내분을 수습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했다. 백화점식 사업 모델도 수술대에 오를 전망이다. 월가에서는 모건스탠리가 750억달러 안팎에 매물로 나올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 <마켓워치>는 “퍼셀과 긴밀한 관계를 맺었던 인물은 고위직에 남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그의 후임으로 웨스트코스트은행의 시이오인 데이비드 쿨터와 씨티그룹의 사장 겸 최고운영책임자인 로버트 윌럼스태드가 유력하다고 보도했다. 한편, 퍼셀은 ‘자발적 퇴진’의 대가로 보유 중인 주식과 연금 자격권 등을 합쳐 모두 6230만달러(630억원) 가량을 챙길 전망이다. 김회승 기자 hon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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