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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이란 우라늄, 터키에 보내기로 합의

등록 2010-05-17 20:47수정 2010-10-29 13:53

‘서방 핵연료와 맞교환’ 터키·브라질 중재안 서명
이란 ‘동시교환’ 주장서 큰양보…핵문제 새국면
이란이 자국이 보유한 우라늄 대부분을 터키로 반출하는 대가로 서방으로부터 핵연료봉을 제공받는 것을 뼈대로 하는 터키·브라질 중재안에 합의했다. 미국이 유엔의 제재안 결의를 밀어붙이는 가운데 나온 이번 합의안이 이란 핵문제의 돌파구가 될지 주목된다.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총리,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 등 세 나라 정상은 17일 오전 테헤란에서 정상회담을 열어, 전날 세 나라 외무장관급 협상팀이 18시간 마라톤 회의 끝에 합의한 ‘우라늄-핵연료 맞교환’ 협상안에 서명했다고 <아에프페>(AFP) 통신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터키와 브라질은 그동안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이사국 자격으로 이란 핵협상을 중재해왔다.

이란 외무부의 라민 메만파라스트 대변인은 이날 국영 <프레스 티브이> 방송에서 “이란은 우라늄 1200㎏을 터키로 반출한 뒤, (서방으로부터) 원자로 가동에 필요한 핵연료를 받을 때까지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감시 아래 터키에 보관하기로 했다”고 합의 내용을 발표했다. 그는 “이란이 일주일 안에 국제원자력기구에 합의 내용을 통보하고, 프랑스·러시아·미국 등 이해 관련국들과도 합의가 이뤄지면 한달 안에 저농축 우라늄을 터키로 보낼 것”이라며 “(지난 2월 시작한) 20% 농축 우라늄 생산은 이 기간 동안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은 서명 뒤 “유엔 상임이사 5개국과 독일 등 6개국과 솔직하고, 상대를 존중하며, 공정한 협상에 들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앞서 에르도안 터키 총리는 16일 외무장관급 회담이 급진전하자 애초 예정됐던 아제르바이잔 방문까지 미루고 이날 밤 자정께 테헤란에 도착했고, 브라질의 룰라 대통령도 3자회담 전날까지 아야툴라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와 아마디네자드 대통령 등 이란 최고 지도부와 세 차례나 만나 합의를 설득했다.

이번 3자 합의안은 서방으로서도 거부할 명분이 많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아에프페> 통신이 이날 입수한 합의안에 따르면 이란이 저농축 우라늄 1200㎏을 “한달 안”에 보내면 미국과 프랑스, 러시아는 120㎏의 핵연료를 “늦어도 1년 안”에 전달하도록 돼 있다. 이 내용이 사실이라면 지난해 10월 유엔의 제안과 유사하고 ‘자국 내 우라늄과 연료의 동시 맞교환’을 주장해온 이란으로선 크게 양보한 셈이다.

러시아의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추가논의가 필요하다면서도 “이란 문제에 대한 외교적해결의 정치학”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다만 미국의 입장이 아직 나오지 않은 가운데, 영국·프랑스·독일 등 유럽 쪽은 유보적인 반응을 보이며 이란에 대한 압박 수위를 낮추지 않았다. 캐서린 애슈턴 유럽연합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는 “이번 합의를 환영하지만 합의안이 이란 핵 프로그램으로 야기된 문제들에 대한 해답이 될 순 없다”며 이란에 대한 제재 논의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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