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과학자 주장
1980년대 이래 지구온난화의 상징처럼 인식되어왔던 남극의 오존구멍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 그러나 오존구멍이 줄어드는 것 자체가 지구온난화를 부추길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영국 리즈대학의 대기과학자인 켄 카슬로 교수 등은 ‘지구물리학 리서치 레터’를 통해 오존구멍의 감소가 남반구 일정지역에서 온난화를 가속화할 수도 있다는 뜻밖의 주장을 내놨다고 <뉴욕타임스>가 26일 보도했다. 유럽중기기상예보센터가 확보한 1980~2000년 사이 지구상의 풍속데이터들을 종합분석한 결과, 오존구멍이 강한 바람을 일으켜 바다의 염분을 흡수해 형성시켰던 다습한 구름이 남극 상공에서 강력한 태양광들을 반사시켜왔다는 것이다.
오존층은 성층권(지상 25~30km)에서 인체에 해로운 자외선 흡수를 막아주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존구멍이 1980년대 중반 남극 상공에서 발견되면서 세계 각국은 1987년 몬트리올의정서를 통해 오존층을 파괴하는 프레온가스 등 사용을 금지시켜나가고 있다. 미 우주항공국이 운영하는 오존구멍 감시사이트는 오존구멍이 매년 9~10월에 최대로 확대되며 2200만~2700만㎢의 크기로 안정적인 추세에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세계기상기구의 최신 보고는 2060년이면 오존구멍이 1980년 이전 수준으로 없어질 것으로 예측한 바 있다.
미국 국립대기해양청(NOAA)의 주디스 펄위츠 박사는 이번 연구의 자료가 타당하더라도 결론엔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그는 “문제는 바람의 세기가 줄어드느냐는 것”이라며 “인류의 온실가스 배출로 인한 기온상승 또한 바람의 속도를 높여 비슷한 구름을 생성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류재훈 기자 hooni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