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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공동묘지로 변한 도시…“주검 7000구 매장”

등록 2010-01-15 19:43수정 2010-01-15 19:45

최악의 강진으로 폐허가 된 아이티 수도 포르토프랭스의 시신안치소에서 14일, 한 여성이 수백 구의 주검들 가운데서 가족의 주검을 찾고 있다.  포르토프랭스/AP 연합뉴스
최악의 강진으로 폐허가 된 아이티 수도 포르토프랭스의 시신안치소에서 14일, 한 여성이 수백 구의 주검들 가운데서 가족의 주검을 찾고 있다. 포르토프랭스/AP 연합뉴스
[아이티 지진 대참사]
희생자 계속 늘어 파악도 안돼
비행기 1대 ‘주검자루’만 날라
부상자, 주검옆서 잠 청하기도
아이티의 수도 포르토프랭스는 거대한 ‘공동묘지’로 변해버렸다. 미처 수습되지 못한 주검들이 곳곳에 방치되면서, 보건·위생과 방역 대책에도 비상이 걸렸다.

르네 프레발 아이티 대통령은 14일 외국 정상으로는 처음으로 아이티를 찾은 레오넬 페르난데스 도미니카공화국 대통령을 맞는 자리에서 “이미 7000구의 주검이 매장됐다”고 밝혔다. 페르난데스 대통령도 가장 시급한 일은 죽은 이들을 묻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망자 수는 아직 어림잡을 수도 없다. 국제적십자사는 4만5000~5만명이 숨졌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고 <에이피>(AP)통신이 14일 전했다. 사망자 최종집계가 최대 50만명에 이를 것이란 주장까지 나왔다. 포르토프랭스 종합병원의 안치소에는 트럭이 끊임없이 주검들을 실어나르고 있다. 병원 관계자는 이곳에만 적어도 1500구의 주검이 쌓여 있다고 밝혔다.

국제적십자사는 14일 비행기 한대를 아예 주검들을 담을 자루로 가득 채워 날랐다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가 전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역병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보건전문가들을 급파했다. 가뜩이나 열악한 아이티의 의료시설은 사태 수습에 거의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 인터넷판은 향후 몇주일간 의료진은 부족한 의약품과 의료장비만으로 밀려드는 부상자들을 맞아 희생자를 최소화하기 위해 안간힘을 써야 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국제위기그룹(ICG)에 따르면, 2008년 아이티 전체 인구의 4분의 3이 아무런 의료서비스도 받지 못했다고 한다. 전국에 응급병동이 한 곳도 없고, 의사와 의약품도 태부족이다.

주검과 부상자들로 넘쳐나는 병원의 실상은 충격적이다. 포르토프랭스의 한 병원에는 주검들이 맨바닥에 더러운 흰 천으로 덮인 채 누워 있거나 아예 가릴 천도 없이 노출돼 있다고 영국 <비비시>(BBC)방송이 전했다. 진료받을 기약조차 없는 부상자들은 죽은 자들 옆에서 잠을 청한다. 중상자의 상처에선 계속 피가 흘러내리고, 부러진 다리를 드러낸 채 누워 있는 부상자들로 병원엔 신음 소리가 가득하다.

그러나 사망자 수가 워낙 많아, 의료진은 골절·머리 손상 등 당장 처리할 수 없는 부상자들의 치료를 포기하고 전염병 창궐 등 2차 재앙을 막기 위한 중장기 보건대책을 강구해야 할 판이다. 아이티의 열악한 보건 현실로 인해 지진 후유증이 더욱 악화하고 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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