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가 29일 미국과의 균형을 맞추기 위한 새 무기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나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블라디보스토크를 방문중인 푸틴 총리는 이날 국영 텔레비전 방송에 출연해 “미국의 정책결정자들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갖지 않도록 하기 위해, 러시아는 미국의 미사일 방어 계획(MD)에 맞서는 새로운 공격 무기를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아에프페>(AFP) 등 외신들이 전했다.
푸틴 총리는 “미사일 방어 시스템과 공격 무기의 문제는 매우 밀접히 관련돼 있다”며 “미국과 균형을 맞추기 위해선 미국식의 미사일 방어 시스템이 아니라 공격 무기를 개발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러시아가 미국 미사일 방어 계획에 대한 정보에 더 많이 접근하기를 원하고 있다며, 이런 요구를 새 핵 조약과 연계시킬 것임을 분명히했다.
푸틴의 이런 발언은 현재 미국과 러시아가 진행중인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1) 협상을 미국의 미사일 방어체계와 명백하게 연관시킴으로써 협상의 주도권을 쥐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미-러 양국은 1991년 체결된 전략무기감축협정을 대체할 후속협정 협상을 벌이고 있지만 아직까지 최종 합의에 도달하지 못한 상태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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