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하토야마 합의…북 6자회담 복귀 촉구 등 공동성명
취임 후 처음으로 아시아 순방길에 나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3일 첫 방문국인 일본에서 하토야마 유키오 총리와 미-일 정상회담을 열고, 전통적인 미-일 동맹관계를 대등하게 발전시켜 나가기로 합의했다. 두 나라간 현안으로 떠오른 오키나와 후텐마 해병대 기지의 이전 문제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이전 시기를 못박지 않은 채 두 나라간 고위급 실무회의를 열어 가능한 한 조속히 결론을 내리기로 합의했다. 연내 해결을 촉구해온 미국과 오키나와의 미군기지 반대 여론을 중시하는 일본이 서로 정면으로 대립하는 모양새를 피한 절충점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
하토야마 총리는 이날 밤 오바마 대통령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민주당 정부가 주창해온 대등한 관계를 회담에서 주장했느냐는 질문에 대해 “그런 관계 속에서 아프가니스탄 지원 문제, 테러 문제, 핵폐기 문제 등에 대해 대등한 생각으로 의견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도 “일본은 대등한 파트너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과거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 그렇다”고 밝혔다.
하토야마 총리는 특히 내년 50돌을 맞는 미-일 안전보장 조약 문제와 관련해 “오늘부터 1년간 새로운 프로세스 진행을 제안했고 오바마 대통령도 공감을 표시했다”며 미사일 방어체제의 존재 방식과 우주의 이용 등 새로운 안전보장 시스템 구축뿐 아니라 의료, 환경 면에서도 아시아·태평양지역을 중심으로 미-일 동맹을 진화(발전)할 수 있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북핵 문제와 관련해 스티븐 보즈워스 미국 특사의 방북 계획이 조만간 실현되는 데 북한의 6자회담 복귀가 전제라고 말했다고 하토야마 총리는 전했다.
두 정상은 이날 핵 없는 세계를 위한 공동성명 등 공동성명 3개를 발표했다. 기후변화에 관한 공동성명에선 양국이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80% 삭감한다는 목표에 합의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14일 밤 싱가포르로 이동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아펙·APEC) 정상회의에 참석하며 이어 중국(15~18일), 한국(18~19일)을 방문한다. 그는 순방 출발 전 기자회견을 통해 “아펙 정상회의에서 아시아·태평양 지역 지도자들과 균형성장 전략의 필요성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며 무역역조 시정과 시장개방 문제를 중요하게 다룰 것임을 분명히 했다.도쿄 워싱턴/김도형 권태호 특파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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