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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교황청, ‘에이리언’ 연구 본격화

등록 2009-11-11 20:18수정 2009-11-11 23:47

존재 가능성과 교리에 미칠 영향 등 탐구
바티칸 교황청이 외계생명체 연구에 발벗고 나섰다.

 예수회 신부이자 천문학자인 가브리엘 퓨네스는 10일 천문학자, 물리학자, 생물학자 등 전문가들이 참여한 닷새간의 우주생물학에 관한 컨퍼런스를 마치고 바티칸 당국에 보고서를 제출했다고 <에이피>(AP) 통신이 11일 전했다. 외계에 지각력이 있는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과 그것이 가톨릭 교리에 시사하는 바를 연구하기 위해서다. 1년전부터 준비돼온 이번 컨퍼런스에는 미국, 프랑스, 영국, 스위스, 이탈리아, 칠레 등에서 30명의 과학자들이 참여했다.

 퓨네스 신부는 “생명의 기원과 지구 바깥의 우주 어딘가에 생명체가 존재하는지 여부는 매우 진지하게 검토해볼 가치가 있는 문제”라며 “이는 철학적으로나 신학적으로 많은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컨퍼런스에서는 지금까지의 과학적 견해를 확인하고 상이한 분야의 학문들이 이 문제를 어떻게 다룰 수 있는지 검토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고 덧붙였다.

  미국 애리조나 대학의 크리스 임페이 교수(천문학)는 “과학과 종교 모두가 생명을 광대하고 황량한 우주에서 생겨난 특별한 존재로 보고 있다”며 “우주생물학 연구자들과 우주공간에서의 우리 존재의 의미를 이해하려는 사람들이 대화를 나눌 풍부한 중간지대가 있다”고 말했다.

 퓨네스 신부도 “생명체가 지구에만 유일한 것이 아니거나, 외계 생명체가 생화학적으로 지구 생명체와 다르거나, 지적인 외계생명체와 접촉하게 된다면, 인류의 자아상이 갖는 의미는 훨씬 심오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로마 교황청이 발행하는 일간 <로세바토레 로마노>와의 인터뷰에서 “지구에 신이 창조한 다양한 피조물이 있듯이 지구 바깥에도 다른 피조물들 심지어 지적 능력을 가진 피조물도 있을 수 있다”며 “그렇더라도 우리의 신앙심을 위축시키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우리가 신의 창조의 자유에 한계를 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로마 가톨릭은 1633년 지동설을 주장한 갈릴레이의 종교재판 이후 자연과학에 상당한 관심을 가져왔다. 바티칸은 올초에도 찰스 다윈의 <종의 기원> 출간 150주년을 기념하는 진화론 컨퍼런스를 후원한 바 있다. 생명의 기원과 진화, 그리고 외계생명체에 대한 바티칸의 관심이 신학과 자연과학이 통섭하는 또하나의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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