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WTO 중재신청…시간벌기 꼼수인듯
유럽 에어버스사와 미국 보잉사간 보조금 분쟁이 세계무역기구(WTO)의 조정 절차를 밟을 전망이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30일 에어버스에 대한 유럽연합(EU)의 보조금 지원과 관련해 세계무역기구(WTO)에 분쟁 중재를 위한 패널 구성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롭 포트먼 무역대표부 대표는 “유럽연합 쪽에서 약속을 어겨 중재 신청이 불가피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유럽연합은 “최근 새로운 제안을 했음에도 미국이 이 문제를 세계무역기구로 다시 가져간 데 실망했다”고 밝히고, 구체적인 대응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미국과 유럽은 서로가 부당하게 항공기 보조금을 제공한다며 세계무역기구에 맞제소한 뒤, 지난 1월부터 보조금 지급을 중단한 채 시한(4월11일)을 넘겨 양자협상을 벌여왔다. 중재 패널 심리에서 미국이 승리하면 유럽연합은 90일 안에 보조금 지급을 중단해야 하고, 유럽연합이 이기면 미국에 보복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된다.
그러나 이번 중재 신청은 더 많은 양보를 얻어내려는 기싸움의 연장선이며, 통상 18~24개월 가량이 걸리는 중재 기간에 양자협상을 통해 타결이 모색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양쪽 대표는 이날 공동성명에서 “(항공기 분쟁이) 두 진영의 무역협력에 영향을 주어선 안된다”고 밝혔다. 포트먼 대표도 “협상으로 해결점을 모색하길 바란다는 입장은 불변”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이와 관련해 “미-유럽이 주축인 세계무역기구가 양쪽 모두에 패소 판정을 내리는 미묘한 결과를 피하려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회승 기자 hon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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