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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반기문 유엔총장, 권위 잃었다”

등록 2009-08-21 19:42

반기문 유엔총장
반기문 유엔총장
유엔주재 노르웨이 대사 작성 극비 보고서 유출
5년 임기의 절반을 넘긴 반기문(65) 유엔 사무총장의 ‘무색무취한’ 리더십에 대한 비판이 끊이질 않고 있다.

유엔 주재 노르웨이 대사가 본국 정부에 제출한 반 총장의 리더십에 대한 충격적인 극비 보고서가 노르웨이의 일간 <아프텐포스텐>에 폭로됐다고 독일 주간 <슈피겔>이 20일 보도했다.

모나 율 대사는 이 보고서에서 “지구적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유엔과 다국적 기구들의 노력이 어느 때보다 요구되는 현 시점에서 반 총장과 유엔의 역할이 눈에 띄지 않는다”며 반 총장의 리더십에 대해 가차없는 비판을 쏟아놨다. 중립적인 입장인 노르웨이의 현직 유엔대사의 비판은 미국 보수 언론과 유엔내 반 총장 반대 그룹의 익숙한 비판과는 달리 충격적이다.

율 대사는 “반 총장이 리더십을 보여주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유엔이 환경문제를 다루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고 반 총장이 세계금융위기 동안 충분한 리더십도 보여주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1993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의 오슬로협정 중재에 주도적 역할을 했던 중견 외교관인 율 대사는 지난 6월 성과없이 끝난 미얀마 방문을 반 총장의 실패한 리더십의 단적인 예로 꼽았다. 그는 또 수천명의 민간인들이 희생된 스리랑카 내전 기간 동안 방문을 거부당했다가 스리랑카 정부군이 승리를 확정지은 뒤 스리랑카를 방문함으로써 반 총장이 “도덕적 권위를 잃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반 총장이 임명한 특별대표 등 고위 보좌진들도 카리스마가 결여된 ‘김빠진’ 총장의 역할을 메우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 총장은 적극적인 사무총장을 원치 않았던 조지 부시 미 행정부의 의식적인 선택이며, 현 버락 오바마 정부도 이런 태도를 바꾸지 않고 있지만, 워싱턴 일각에서는 반 총장이 ‘단임 사무총장’이라는 얘기가 흘러다니고 있다고 율 대사는 적었다. 그는 상임이사국인 중국이 반 총장의 활동에 만족해 하고 있어 재선에 중요한 버팀목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러시아는 코소보, 그루지야 문제에서 반 총장이 보여준 태도에 못마땅해 하고 있고, 다른 많은 나라들도 반 총장에 대한 태도가 부정적인 쪽으로 돌고 있다고 유엔의 분위기를 전했다.

율 대사는 이 보고서에서 “반 총장은 경험많은 최고위급 유엔 동료조차도 당황스러워하는 분노를 늘상 터뜨리곤 한다”고 반 총장에 대한 인신공격적인 표현도 서슴지 않았다. 노르웨이 외무부는 이 보고서의 진위에 대한 논평을 거부했다. 요나스 가르 스퇴레 외무장관은 “이번 문제를 알고 있으며 반 총장은 근면하고 다른 사람의 의견을 잘 듣는 사람”이라고 밝혔다. 반 총장은 오는 31일부터 노르웨이를 공식 방문할 예정이다. 류재훈 기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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