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킹, 기술 늘고 비용 줄어
트위터 마비시키기는 누워서 떡 먹기만큼이나 쉽다?
컴퓨터 해킹 비용이 날이 갈수록 낮아져 해킹이 점점 쉬워지고 있다고 <비즈니스 위크>가 13일 보도했다. 지난 8일 인터넷 단문메시지 서비스 트위터를 2시간 가량 마비시킨 분산서비스공격(디도스·DDoS)이 대표적 예다. 분산서비스공격은 악성코드에 감염된 개인 컴퓨터(보트넷·Botnet)들을 공격대상 사이트에 집중적으로 접속하게 해 해당 사이트를 다운시키는 사이버 공격인데, 보트넷 대여료가 점점 저렴해지고 있다.
인터넷 보안업체인 ‘담발라’의 부사장 군터 올만은 “불과 2년 전에는 보트넷 1만대 대여 비용이 하루에 2000~5000달러였으나 지금은 200달러면 가능하다”며 “가격은 계속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2년 전 보트넷 100만대 이상을 갖고 있는 네트워크가 10개 이하였지만 지금은 갑절로 늘어날 만큼 공급이 늘었다”고도 말했다. 200달러로 빌릴 수 있는 보트넷 1만대면 트위터를 마비시키기에는 충분한 규모다.
디도스 공격은 기술적으로도 단순하다. 구글 등 검색사이트에서 보트넷 같은 단어를 치면 보트넷을 대여해주는 사이트 수십 곳이 뜬다. 이런 곳에서 보트넷을 대여해서 프로그램을 실행하면 그만이다. 비밀번호를 알아내지 않아도 되고 소프트웨어 조작도 거의 필요없다. “인터넷 서점 아마존에서 책을 주문하는 것만큼 간단하다”고 <비즈니스 위크>는 전했다.
디도스 공격이 싸고 쉬워진 만큼 공격 동기도 다양해지고 있다. 러시아 해커들이 러시아를 비판하는 그루지야 블로거를 공격하기 위해서 트위터를 마비시킨 것처럼 정치적 동기인 경우도 있지만, 개인적 원한이나 경쟁관계 또는 순전한 범죄 목적에 이용되는 경우도 많다.
은행 현금자동인출기(ATM) 정보를 훔치는 과정에서 자신의 정체를 숨기기 위해 은행 홈페이지를 공격하기도 하고, 자동차 매매상이 가장 거래가 활발한 토요일에 경쟁회사 홈페이지를 마비시키기도 한다.
해고된 노동자가 개인적 복수로 회사 홈페이지에 디도스 공격을 하는 예도 있다고 <비즈니스 위크>는 전했다.
조기원 기자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