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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국제사회 잇단 우려 목소리

등록 2009-07-08 01:48

중국 신장위구르 자치구의 유혈사태에 대해 국제사회도 일제히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유엔 인권기구의 수장인 나비 필라이 고등인권판무관은 7일 성명을 내어 “더 큰 폭력과 인명 손실을 막기 위해 위구르족과 한족, 그리고 중국 당국이 모두 극도의 자제력을 발휘해 줄 것을 촉구”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팔라이 판무관은 위구르족이 평화적인 시위 권리를 갖고 있으며 체포된 시위자들도 국제법 기준에 따른 대우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로버트 기브스 백악관 대변인은 앞서 6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 수행길에 발표한 논평에서 “우루무치의 폭력사태로 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다는 보도에 대해 깊이 우려한다”며 “모든 당자자들의 자제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금까지 나온 보도를 보면, 사상자를 낳은 배경이 아직 불명확하다. 더 지켜봐야 한다”며 신중한 태도를 취했다.

유럽 국가들도 5일 사망자 대량발생에 이어 7일 시위가 재발하자 한목소리로 우려를 표시했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보도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이탈리아에서 8일 열리는 주요 8개국(G8) 회담에서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에게 이번 사태의 평화적 해결을 바란다는 뜻을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메르켈 총리와 정상회담을 마친 케빈 러드 오스트레일리아 총리도 “많은 인명손실이 있었다. 이제는 모두의 자제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프랑스 외부무도 이날 대변인 성명을 통해 ““(현 사태를) 우려하고 있다”며 “아마 유럽 국가들의 반응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슬람회의기구(OIC) 회원국도 이날 “무분별한 폭력의 사용을 개탄”하며, “중국 당국이 심각한 사태의 진상을 조사하고 책임자들을 신속하게 법정에 세우라”고 요구했다. 위구르족이 중국내 소수민족으로서 뿐 아니라 이슬람교도로서 차별받고 있는 점에 주목한 것이다.

이처럼 세계 주요국들이 신장위구르 지역 사태에 우려를 표명하고 나섰지만, 중국 정부를 직접 비판하는 데에는 몹시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우리가 ‘하나의 중국’을 지지한다는 것은 분명하다”는 전제를 앞세웠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지금까지 나온 보도를 보면, 사상자를 낳은 배경이 아직 불명확하다”며 “언급하기엔 시기상조이므로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3월 조지 부시 대통령이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에게 전화를 걸어 티베트 사태에 우려를 표명하고,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 불참을 시사한 것과 대조적이다. 티베트 사태 등 중국 인권 문제에 오래전부터 목소리를 높여왔던 유럽 국가들도 이번엔 수위 조절에 신경을 쓰고 있는 모습이다.

156명의 사망자를 낳은 대형 참사에 국제사회가 매우 조심스런 반응을 보이는 데는 지난해 독일을 제치고 세계 3위의 경제대국으로 급부상한 중국의 위상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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