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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이란, 미·영과 외교분쟁 가속

등록 2009-06-29 20:25

외세개입 내세워 국면전환?
이란 대선 후폭풍을 유혈진압한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정부가 서방과의 대립으로 국면 전환을 모색하고 있다. 이란 당국은 선거 이후 시위 사태가 자국민들의 분노가 아니라 외세의 개입 탓이라고 주장하면서, 미국을 비난하고 영국과 새로운 분쟁을 유발하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28일 보도했다.

이란 당국은 전날 체포했던 이란 주재 영국대사관 직원 8명 중 5명을 29일 석방했다. 이란 반관영 <파르스> 통신은 “이란 영국대사관의 이란인 직원 8명이 대선 이후 폭동에서 상당한 역할을 한 혐의로 체포됐다”고 28일 보도했었다. 이란 정보장관은 “미국과 시온주의자(이스라엘 극우주의자)들이 이란의 불안정을 바란다”며 “그들은 이란 대선 몇 달 전부터 부정선거 가능성을 언급했다”고 지적했다.

영국 외무부는 “이란의 주장은 전혀 근거 없는 것”이라며 직원들의 즉각 석방을 요구했다. 유럽연합(EU) 회원국 외무장관들도 이날 이란 당국에 경고했다.

이란은 지난 20일 시위때 총에 맞아 숨진 뒤 저항운동의 상징으로 떠오른 네다 솔탄의 죽음에 미국이 관련돼 있다는 주장도 내놨다. 멕시코 주재 이란 대사인 하산 가디리는 27일 미국 <시엔엔>(CNN) 인터뷰에서,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고용한 테러리스트들이 네다를 살해했다고 주장했다. 이란 국영 <프레스 티브이>도 “네다의 피격 당시 주변에 경찰이나 민병대는 전혀 없었다”는 목격자 2명의 증언을 내보냈다.

미국은 이란과의 직접대화 방침을 거듭 밝히면서도, 아마디네자드의 역할은 저평가하는 전술을 취하고 있다. 데이비드 액설로드 백악관 선임고문은 28일 <에이비시>(ABC) 방송에 “아마디네자드가 뭐라고 하든, 그는 외교안보 정책의 결정권자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수잔 라이스 유엔주재 미국대사는 이날 “미국은 모든 방안을 사용해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막고 미국의 이익을 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마디네자드의 내정 간섭 주장을 비켜가면서 이란의 최고권력층을 겨냥한 것이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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