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우주왕복선 아틀란티스호의 우주인이 17일 우주유영을 하면서 허블 우주망원경을 고치는 임무를 수행하던 중 우주선 창문 밖에서 우주선 안의 동료들에게 웃음을 지어보이고 있다. 나사 제공/AP 연합
핵심부품 교체 등 닷새만에 수리 완료
허블 우주망원경이 새로 태어났다.
지난 11일 미국 우주왕복선 아틀란티스호를 타고 우주로 날아간 우주인들이 18일 노후한 허블망원경을 전면 개량하는 임무를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에이피>(AP)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지난 13일 지구 상공 560㎞ 궤도에 있는 허블망원경을 붙잡아 우주유영을 하면서 수리 작업을 한 지 닷새만이다. 우주로부터 “임무 완료”라는 보고가 날아들자,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휴스턴 우주센터에서는 박수와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1990년부터 우주를 향한 인류의 눈 구실을 해온 허블망원경은 이번에 이름만 그대로일 뿐, 사실상 새 제품으로 거듭났다. 16년 된 카메라와 5년째 고장이던 분광기 등 핵심부품이 교체됐고, 각종 센서와 보호장비, 배터리, 자이로(회전 나침반), 컴퓨터 등 부속 장비도 최신품으로 바뀌었다. 허블망원경은 이번 수리로 성능을 크게 높이고 수명도 5~10년 연장했다. 나사가 이번 프로젝트에 들인 비용은 총 10억달러(약 1조2600원)에 이른다.
나사의 천체물리학 책임자 존 모르스는 “과거 어느 때보다 우수한 능력을 지닌, 완전히 새로운 종류의 우주관측장비를 갖게 됐다”고 말했다. 허블 프로젝트 수석 연구원인 데이비드 레크론은 “최소한 한 번 더 (우주관측의) 교과서를 다시 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찔한 순간도 있었다. 우주인 존 그런스펠드가 우주유영중 실수로 망원경 안테나에 부딪혀 훼손할 뻔한 것이다. 동료 우주인들은 “망원경과의 굿바이 키스라고 생각하라”며 유머로 격려했다.
아틀란티스호 우주인들은 22일 플로리다주 케네디우주센터로 귀환한다. 나사는 오는 2014년 허블망원경을 대체할 제임스 웹 망원경을 우주로 쏘아올릴 계획이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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