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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미, 이라크 철군 악재 ‘펑펑’

등록 2009-03-24 21:21

쿠르드족 자치지역 자폭테러 25명 사망
수니파 무장세력 반란조짐 등 치안 불안
지난해 미군의 대대적 증파 이후 뚜렷한 안정세를 보이던 이라크 치안 상황이 최근 급격히 흔들리고 있다. 가라앉는 듯 했던 민족, 종파 분쟁이 다시 격화하면서, 미국의 이라크 철군 전략의 발목을 잡고 있다. 자치독립을 꿈꾸는 쿠르드족과 아랍계의 갈등, 수니파 무장세력의 ‘반란’ 조짐이 최대변수다.

23일 이라크 북부 쿠르드족 자치지역인 디얄라주 자라우라의 한 장례식장에서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해 최소 25명이 숨지고 50여명이 다쳤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보도했다. 현지 경찰 관계자는 “쿠르드족인 상주가 친미 활동을 해온 지역 정치인이어서 테러의 표적이 된 것 같다”고 전했다. 올들어 모술 등 이라크 북부 지역에서는 쿠르드족을 겨냥한 공격이 잇따르고 있다.

이날 테러는 잘랄 탈라바니 이라크 대통령이 이라크를 방문한 압둘라 굴 터키 대통령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쿠르드노동자당(PKK)은 무기를 내려놓든지, 이라크를 떠나든지 양자택일하라”고 최후통첩을 보낸 뒤 일어났다. 이라크내 쿠르드 자치정부는 이라크 북부를 근거지로 한 쿠르드 반군의 활동을 묵인해왔다. 이에 대해 터키는 이라크 중앙정부가 쿠르드 반군을 통제하지 못한다고 비난해 왔다.

미국 오바마 행정부는 내년 6월까지 미군 전투부대가 이라크에서 철군할 것이라며, 이라크 상황이 안정되고 있다고 강조한다. 최근에는 미국, 영국의 여행객들이 이라크전 이후 처음으로 이라크를 방문하기도 했다.

그러나, 미군이 돈으로 매수했던 수니파 무장세력들이 미국과 이라크 정부가 보안군 등에 일자리를 주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고 비난하며 이탈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가 23일 보도했다. 미국은 2007년부터 반 알카에다 성향의 수니파 무장세력을 회유해 유급 준군사조직인 ‘계몽위원회’에 소속시켜 반미 저항공격을 줄였다. 이중 일부가 최근 탈퇴를 선언했고, 이들이 알카에다에 합류할 거라는 우려가 일고 있다. 10만여 수니파 무장세력 중 일자리를 얻은 이는 5천여명뿐이다. 집권 시아파 정부가 수니파 포용에 소극적인데다, 국제유가 하락으로 심각한 재정난을 겪고 있어서다.

레이먼드 오디어노 이라크 주둔 미군 사령관은 △아랍-쿠르드족간 긴장 고조 △알카에다 반군 부활 가능성 △이라크 정부 재정난에 따른 치안안정 차질 등을 철군의 걸림돌로 꼽았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23일 전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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