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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일본은 다독이고 중국은 치켜세워

등록 2009-02-22 19:47

클린턴 ‘스마트파워 순방’ 첫 실체
중국|티베트·인권에 거리둬 상시대화, 경제서 포괄
일본|미, 아소와 첫 정상회담 “미일동맹이 외교 초석”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은 16일부터 22일까지 일주일 동안 한·중·일 등 4개국 방문을 통해 스마트파워를 앞세운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새로운 외교수장으로 화려하게 데뷔했다.

유럽이나 중동을 첫 순방지로 택하는 전례를 깨고 아시아를 찾은 클린턴 국무장관은 동맹과 우방과의 협의 중시, 북핵 문제 해결 등에 대한 단호한 의지 등을 과시하면서 전임 부시 행정부의 일방주의적 외교와는 다른 외교 노선을 선보였다. 퍼스트레이디와 대선후보로서의 명성과 인기를 발판으로 텔레비전쇼에 출연하고 대학생과 여성 지도자들을 만나는 등 감성적인 현장외교가 돋보인 방문이었다. 실추된 미국의 이미지를 회복하는 선거유세식 클린턴표 공공외교(public diplomacy)는 방문국마다 다양한 화제를 뿌렸다. 이런 점에서 클린턴 국무장관이 “미국은 듣고자 한다”는 새로운 메시지를 전달한 점에선 일단 성공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 중국과는 관계격상 클린턴 장관의 4개국 순방은 방문국마다 강조점은 달랐다. 그러나 가장 큰 비중은 중국에 두었던 것으로 평가된다.

클린턴 장관은 20일 기자회견에서 인권문제나 티베트 문제가 세계 경제위기와 기후변화, 북한의 비핵화 문제 등에 간섭할 수 없다는 현실주의적 인식을 드러냈다. 중국과의 포괄적인 협력관계가 오바마 정부의 대아시아 외교의 중심이 될 것임을 밝힌 것이다. 부시 행정부에서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됐던 미-중관계는 상호이익, 구존동이의 차원에서 한층 격상될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클린턴 장관은 재무부 장관 수준에서 경제문제에 한정했던 미-중 간의 전략대화를 포괄적인 대화수준으로 격상할 것이며, 특히 이산화탄소 배출에서 미국을 앞선 중국과의 지구온난화 문제에 대한 협력을 다짐했다. 이에 대해 중국의 양제츠 외교부부장도 계속적인 미국의 국채매입에 긍정적인 태도를 보이며, 화답했다.

■ 일본에는 배려 클린턴 장관의 첫 행선지로 택한 일본 방문은 중국 중시 전략에 대한 일본의 소외감과 우려를 불식하는 데 맞춰졌다.

클린턴 장관은 미-일동맹을 “미국 대외정책의 초석”이라고 강조하고, 오바마 대통령의 첫 백악관 정상회담 상대자로 아소 다로 총리를 초청하며, 일본을 다독이는 노력을 기울였다는 게 언론들의 일반적인 평가다. 클린턴 장관은 또 일본인 납치자 가족을 면담하는 등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해제로 불편한 심경의 일본을 배려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세계 최대 이슬람국가인 인도네시아 방문에선 이슬람권과의 관계개선 의지를 밝히고 효과가 없었던 미얀마 정부에 대한 제재에 대한 재검토를 시사했다.


미국 평화연구소의 대니얼 서워 부소장은 “오바마 정부가 외교의 변화된 톤을 선보인 데는 일단 좋은 출발을 보이고 있다”며 “그러나 차관급 이하 실무자들이 자리를 잡지 못했고, 주요정책은 아직 재검토가 진행 중이다”며 본격적 변화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워싱턴/류재훈 특파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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